자유한국당은 27일 의원총회를 열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법안 저지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타협안보다는 연좌 단식과 의원직 총사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등의 강경론이 주로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한 결정된 대응책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이제 논의를 할 것이다”며 말을 아꼈다.
의원 10여명은 황 대표의 단식 후 처음으로 2시간 가까이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서 여권의 패스트트랙 추진에 따른 대응 방안을 백가쟁명식으로 발표했다. 협상보다는 단식, 의원직 총사퇴 등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저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다수 의원들이 전했다.
황 대표는 이날 8일째 단식을 이어갔다.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은 “그동안은 인기척이 있으면 눈을 떴는데 지금은 기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자는 시간이 많다”며 “단식을 만류해도 황 대표가 ‘조금 더 이어가야 할 것 같다’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황제 단식’이라고 비판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이날 황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찾았다. 일부 황 대표 지지자들은 “심상정 물러가라”며 항의하거나 심 대표를 붙잡으며 온몸으로 막아서기도 했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과 이계성 국회 정무수석, 전광훈 목사 등도 이날 황 대표를 만나고 돌아갔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