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28일 밤 건강 악화로 응급실에 실려 가며 사실상 8일째로 단식을 중단한 가운데 한국당 정미경 최고위원과 신보라 최고위원이 황 대표의 단식을 이어받겠다고 밝혔다.
◆“우리가 황 대표 뜻 알기에… 단식 이어갈 것”
정 최고위원은 29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사실 지금 처음 말씀드리는 건데 어제 새벽에 대표님 병원에 실려 가시고 나서 저와 신보라 최고위원이 지금 단식을 시작했다”며 “우리 황교안 대표님이 어떤 뜻으로 이거를 하셨는지는 다 아시지 않나. 선거제하고 공수처 절대 안 되는 그런 이유도 많이 말씀하셨고”라고 단식 이유를 밝혔다.
이어 “대표님 뜻을 지도부가 받아서 해야겠다 생각했다”며 “'우리도 황교안입니다' 이런 취지로 지금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 최고위원은 이를 황 대표와 의논 후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은 “사모님(황 대표의 부인 최지영 여사)이 새벽에 나랑 통화하면서, 정미경·신보라가 들어간다하니 펄쩍 뛰면서 큰일 난다고 말렸다”고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우리 최고위원들이 대표님께 병원에 가자고 건의드렸을 때 그때 대표님 상황을 보고 결심을 굳히게 된 것”이라며 “마침 신보라 최고위원도 같은 뜻이어서 ‘그러면 우리 둘이서 같이 하자’,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 우리도 이 뜻을 이어가자’ 그래서 지금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황 대표가 있던 청와대 앞 천막에서 단식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호상의 문제로 규정상 청와대 앞엔 천막 설치가 금지돼있다. 이에 청와대가 한국당 측에 천막 자진 철거 요청을 했으나 한국당은 황 대표의 건강 문제를 들어 강하게 반발해왔다.
◆황교안, 응급실행 2시간만에 의식 회복
한편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던 황교안 대표는 27일 밤 병원으로 이송, 2시간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11시10분쯤 구급차에 실려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긴급후송, 응급조치를 받고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그리고 28일 오전 0시50분쯤 의식을 되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19에는 지난 27일 오후 11시3분쯤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접수 당시 의식을 잃었으나 호흡은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한 당직자는 “의식을 잃고 있는 황 대표를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황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 등에 반대하며 지난 20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