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르브론 제임스(35·LA 레이커스)는 2003년 미국프로농구(NBA) 데뷔 이래 코트의 제왕으로 군림해왔다. 2019∼2020시즌도 레이커스의 10연승과 서부콘퍼런스 선두로 이끌며 자신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제임스는 2일 홈 경기장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앞두고는 긴장감을 드러냈다. 첫 맞대결에서도 연장에서 간신히 승리했던 것을 떠올린 그는 “댈러스의 기세가 워낙 좋아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고 경계할 정도였다.
그 이유는 댈러스에 슬로베니아 출신 ‘신성’ 루카 돈치치(20)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NBA에 데뷔해 곧바로 신인상을 거머쥔 그는 2년 차인 이번 시즌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보여주며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돈치치는 11월 한 달간 14경기에 나와 평균 32.4점에 10.3리바운드, 10.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월간 기록으로 30득점 이상으로 평균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것은 1960년대 스타 오스카 로버트슨과 ‘트리플더블 기계’로 불리는 러셀 웨스트브룩(휴스턴 로키츠)에 이어 역대 세 번째일 만큼 엄청난 활약이다.
이렇게 ‘샛별’ 돈치치와 ‘왕별’ 제임스가 제대로 맞붙는 경기에 시선이 쏠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결과는 돈치치의 승리였다. 그는 이날 27득점과 더불어 10어시스트, 9리바운드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쳐 댈러스의 114-100 승리를 이끌며 레이커스의 11연승을 저지했다. 제임스도 25점, 8어시스트, 9리바운드로 역할을 했지만 돈치치의 젊은 혈기를 꺾지는 못했다.
돈치치는 특히 59-62로 뒤진 채 맞은 3쿼터에서 정확한 외곽슛과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워 역전을 끌어내면서 승부사 기질을 제대로 발휘했다. 이를 바탕으로 4쿼터 초반 20점 차로 달아난 댈러스는 이후 레이커스의 추격을 가볍게 따돌리며 승리를 챙겼다. 이 승리로 댈러스는 2연승과 함께 13승6패로 휴스턴 로키츠와 함께 서부콘퍼런스 공동 4위가 됐다. 레이커스는 연승이 끊겼지만 17승3패로 여전히 서부 1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돈치치는 이날까지 15경기 연속 20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이상을 기록, 맞상대한 제임스와 타이기록을 세우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는 NBA-ABA가 합병한 1976년 이후 공동 4위의 기록이다. 역대 1위는 마이클 조던의 18경기다. 2∼3위 기록인 17경기와 16경기는 모두 웨스트브룩이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