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사망수사관, 검찰 조사 이후 ‘내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동료에게 언급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전 숨진 채 발견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과 관련해 고인이 검찰 조사를 받고 난 이후 동료에게 “내가 힘들어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고 청와대가 2일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고인과 울산에 동행한 행정관 A 및 다른 행정관(행정관 B)에게 한 말을 공개했다.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고인은 울산지검에서 첫 조사를 받기 전날인 지난달 21일 청와대의 행정관 B에게 전화해 “울산지검에서 오라고 한다.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우리는 울산에 고래고기 때문에 간 적밖에 없는데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고인은 한 시간쯤 뒤 A 행정관에게 전화해 울산 방문 시기를 물어봤다고 고 대변인은 밝혔다. 울산지검에 가기 전까지 조사를 받는 이유를 몰랐다는 설명이다.

 

검찰 조사 직후인 지난달 24일에는 고인은 울산에 동행한 행정관 A에게 전화해 “앞으로 내가 힘들어질 것 같다. 그런 부분은 내가 감당해야 할 것 같다. A 행정관과 상관없고, 제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할 일인 것 같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고 대변인은 소개했다.

 

고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고인은 울산시장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울산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현장 대면청취 때문에 내려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 고인을 ‘백원우 첩보 문건 관여 검찰수사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특감반원’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허위이자 왜곡”이라고 덧붙였다.

 

울산 고래고기 사건은 2016년 5월 25일 울산경찰이 불법 포획된 밍크고래를 판매한 총책과 식당업자 등 6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지만, 환경단체가 검찰이 압수한 30억원 대 고래고기를 업자에게 돌려줬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진 고래고기 환부사건이다.

 

한편 고인의 부검 결과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진행한 서울동부지검 소속 A 수사관에 대한 부검 결과에서 “특이 외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