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연국의 행복한 세상] 흰곰을 물리치는 법

머릿속의 생각은 분명히 내 것인데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어떤 생각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면 오히려 그 생각이 더 자주 떠오른다. 심리학에선 이를 ‘반동 효과’라고 부른다. 특정한 생각이나 욕구를 억누르려 하면 할수록 그것이 더 심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하버드대학교 사회심리학자 다니엘 웨그너는 이런 실험을 했다.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A그룹에게 “흰곰을 생각하라”고 했고, B그룹에게는 “흰곰을 생각하지 마라”고 지시했다. 그러고는 학생들에게 흰곰이 떠오를 때마다 종을 치라고 당부했다. 종을 친 횟수가 많은 쪽은 흰곰을 생각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B그룹이었다. 학자들은 이런 반동 효과를 ‘흰곰효과’라고 불렀다.

 

우리가 겪는 걱정이나 근심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뿌리치려고 안간힘을 쓸수록 걱정은 더 커진다. 걱정은 가려움과 증상이 비슷하다. 모기에 물렸을 때 가려워서 긁으면 처음엔 시원할 것이다. 하지만 금세 가려움이 재발해 다시 긁게 된다. 긁으면 긁을수록 가려움은 심해지고 마침내 벌겋게 부어오른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욕망이나 분노, 걱정도 무조건 억누르려고 해선 안 된다. 그것이 제 발로 나갈 수 있도록 뒷문을 열어놓고 조용히 기다리는 편이 낫다. 그것에 집착해 자꾸 긁는 것은 최악의 방법이다. 결국 분노한 ‘흰곰’이 당신을 물어뜯고야 말 것이다.

 

배연국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