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한일전’ 된 동남아 최강자전, 박항서 매직 통할까

박항서 감독. 자료사진

 

동남아시아에서 베트남과 태국은 축구를 두고 한국과 일본처럼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다만, 최강자 태국에 베트남이 도전하던 라이벌 구도가 최근 대폭 바뀌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의 갑작스런 성장 때문이다. 그러자 태국축구협회도 지난 7월2일 일본 축구대표팀과 J리그 여러 팀을 지휘했던 니시노 아키라 감독을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이런 두 나라가 5일 양국 자존심 대결이자 한국과 일본 감독의 승부가 된 ‘미니 한일전’을 펼친다. 5일 필리핀 비난에 있는 비난 풋볼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동남아시안게임(SEA) 축구 조별리그 최종전이 그 무대다.

 

베트남은 브루나이를 6-0, 라오스를 6-1로 크게 누르고 인도네시아도 2-1 역전승으로 잡아낸 뒤 지난 3일 싱가포르까지 1-0으로 꺾으며 4연승으로 기세가 등등하다. 4승의 베트남에 이어 3승1패인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B조 2, 3위를 달리는 중이다. A조 5팀, B조 6팀으로 구성된 이번 대회는 각 조 상위 두 팀에 들어야 4강에 진출할 수 있다. 4승을 거둔 베트남이라도 태국에 3점 차 이상으로 대패하고 인도네시아가 남은 경기를 승리할 경우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다. 라오스와 경기하는 인도네시아가 승리할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태국은 이번 경기를 놓치면 그대로 탈락해 총력전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베트남으로서 태국은 안심할 수 없는 상대다. 베트남과 태국은 지난 9월5일과 지난달 19일에도 2022년 카타르월드컵 예선으로 만나 두 경기 모두 서로 득점하지 못하고 0-0으로 비겼다. 5전 전승으로 4강 진출을 확정하려는 베트남과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라이벌도 누르고 싶은 태국이 서로 이번 경기는 쉽게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사사 베스나 토딕 태국 골키퍼 코치가 지난 월드컵 2차예선에서 박항서 감독을 향해 인종차별 행위를 보여 두 나라간 감정이 더 악화된 만큼 5일 펼쳐질 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지고 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