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을 폭로한 김지은씨가 '2019 참여연대 의인상’ 수상자 명단에 올라 화제다.
참여연대는 지난 3일 ‘2019 참여연대 의인상’에 김씨를 포함한 14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씨 외 ‘버닝썬 게이트’를 폭로해 유명 연예인들의 불법행위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제보자, ‘웹하드 카르텔’을 통해 성범죄 동영상을 유통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관련 의혹을 밝히는 데 기여한 제보자 등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이는 김지은씨다. 참여연대는 “김씨의 제보는 권력 관계에 따른 여성에 대한 성폭력 문제를 사회 의제로 만들고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통념과 편견을 바로잡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3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전 지사의 비서로 일하는 동안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고, 이튿날 안 전 지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안 전 지사는 2심에서 김씨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고, 올해 9월 대법원은 이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재판부는 유죄 판단 근거로 ‘성인지(性認知) 감수성’을 들었다. ‘성인지 감수성’은 성범죄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으로 일부 피해자 진술이 부정확하더라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안 전 지사의 대법원 선고 이후부터 ‘성인지 감수성’이 성범죄 사건의 새 판단 기준으로 떠오르는 등 판결의 파장은 컸다.
재판 과정에서도 김씨 주장에 대치되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안 전 지사 부인 민주원씨는 2심 유죄 판결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건은 용기있는 미투가 아닌 불륜”이라고 주장하고, 김씨 측이 “2차 가해를 중단하라”라고 입장을 내기도 했다.
참여연대는 2010년부터 매년 의인상을 수여해 국가.공공기관의 권력 남용, 기업.민관기관의 법규 위반, 비윤리적 행위 등을 세상에 알린 시민들의 용기를 기려왔다. 올해 의인상 시상식은 오는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