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부터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제보를 받아 이 내용을 청와대 윗선에 보고한 당시 청와대 행정관은 현재 국무총리실 소속인 문모(52) 사무관인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문 사무관은 이날 검찰에 소환됐다.
청와대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 김 전 시장의 의혹 등과 관련한 제보를 받고 이를 요약·편집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한 것이 A행정관이라고 밝혔는데 이 A행정관이 바로 문 사무관이다. 문 사무관의 주요 업무는 친·인척이나 고위공직자 등을 감찰하는 감찰팀이 아니라 민정비서관실 내근직이었다. 외부에서 활동하며 비위를 수집하고 검증하는 정보관들과 달리 보고서 작성이나 정책보고 등의 업무를 주로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주 동명고 출신으로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김경수 경남지사와 동문인 점이 작용한 것 아니냐고 일부 언론은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지난해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 골프 접대 수수의혹 사건 때 별다른 징계 없이 총리실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에서는 문 전 행정관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였지만 별다른 사항이 없었다고 한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보도가 나온 내용들에 대해서 사실 확인을 했는데 본인이 문서작성을 했다는 정도 확인했다”며 “‘하명’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근무 당시 골프 접대 의혹도 나중에 확인해보니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고, 그것과 별개로 파견기간이 종료된 것이어서 돌아온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검찰은 검찰 나름대로 조사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또 총리실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경우 문 사무관이 청와대에 근무할 때의 일이라며 선을 그으면서도 “평소 친분이 있는 제보자에게 정보를 받아 단순 상부에 전달한 차원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행정관은 “김 전 시장에 대한 소문이 울산 지역에 떠돌아서 송 부시장에게 물어봤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