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의 청와대는 거짓말 안해”… ‘하명수사 의혹’ 또 해명

전날 보고서까지 공개한 해명에도 / 당사자 말 달라 꼬리 무는 의혹들 / ‘김기현 비위’ 靑은 제보라 했지만 / 송병기 부시장 “정부가 요청했다” / 靑은 “송 입장 들어볼 수 없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경찰에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지시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일명 ‘하명수사’ 의혹을 놓고 청와대가 5일 또 다시 해명을 내놨다. 전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당시 작성된 문건까지 공개하며 해당 의혹에 대해 반박했으나 이후 ‘최초 제보자’가 송병기 현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 밝혀지고, 송 부시장이 청와대 해명과 다른 입장을 내놓은데 대해 재차 그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는 거짓을 사실처럼 발표하지 않는다”며 “청와대는 (전날) 내부 조사 내용을 그대로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전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정비서관실에 파견돼 근무하던 A 행정관이 2017년 10월 공직자인 한 제보자로부터 스마트폰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통해 김 전 시장 측근의 비위 등에 관한 제보를 받았고, 이를 요약·편집해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발표 직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이 제보자가 김 전 시장의 경쟁 상대였던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측근인 송 부시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어 윤 수석은 “(전날) 발표의 핵심은 김 전 시장 관련 첩보는 외부에서 온 제보를 요약·정리해 경찰청에 이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라며 “이를 뒷받침할 내용도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이 된 서울동부지검 B 수사관이 지난해 1월 ‘고래고기 사건’ 업무로 울산에 내려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면서 “고인이 작성한 관련 보고서도 공개해 김 전 시장 관련 첩보를 수집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수석은 전날 브리핑에서 제보자 신원을 밝히지 않은 이유를 “본인의 동의 없이 제보자를 밝히는 건 불법”이라며 “제보자 인적사항이 공개되면 제보자가 유무형의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5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뉴스1

송 부시장은 전날 청와대 브리핑 내용과 달리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제보를 한 게 아니라 정부 요청에 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수석은 “송 부시장과 직접 접촉할 수 없었던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조사는 내부 조사에 국한됐다”며 “송 부시장의 입장을 들어볼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제보자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건 정무적 고려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또 송 부시장의 동의를 얻어 제보 원본과 이를 토대로 청와대가 만든 보고서를 공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송 부시장이) 동의한다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대답했다.

 

윤 수석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한) 청와대의 발표가 사실인지, 일부 언론의 추측 보도가 사실인지는 수사 결과가 나오면 밝혀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윤 수석은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고인이 된 수사관에게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한 수사 정보를 집요하게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 등을 언급하며 “근거 없는 주장을 확인 없이 보도한 언론의 횡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