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허위사실 유포로 벌금형 전력…법무장관 후보자 적절성 논란 일 듯

2016년 20대 총선 과정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80만원 벌금형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017년 3월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선고 공판 참석을 위해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추 대표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보다 낮은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총선 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벌금형을 확정받았던 전력이 주목받고 있다. 그가 이 판결로 의원직을 잃진 않았지만, 법무장관 후보자로서 적절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상윤)는 2016년 12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추 후보자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 쟁점은 추 후보자가 그해 4월 치러진 20대 총선 과정에서 ‘법원행정처로부터 지역구 내 서울동부지법과 서울동부지검 등 법조단지 이전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는 취지로 주장한 행위가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는지였다.

 

법원행정처는 1971년 개청한 이 지역 법원·검찰청이 늘어나는 행정 수요를 만족시키기엔 너무 낡고 협소하다고 보고 2000년대 초반부터 청사 이전을 검토 중이었다. 이에 기존 소재지인 광진구는 물론 송파구와 강동구 간 법조단지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추 후보자는 2003년 12월 지역구 의원 자격으로 손지열 당시 행정처장(대법관)을 만나 강남·북 균형발전 등 명분을 들어 법조단지를 광진구에 존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손 전 처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행정처에서 현재까지 어떠한 결정도 내린 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혼자 결정할 일도 아니지만, 광진구민들의 입장과 지역성을 충분히 감안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이듬해 5월 법원청사건축위원회는 접근성, 부지규모 등을 고려해 송파구 문정동을 이전부지로 결정했다.

 

그런데 추 후보자는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16년 3월 20대 총선 출마 기자간담회에서 “법조단지 이전이 논의될 당시 손 처장을 만나 법조단지 존치를 요청했고, (행정처가) 존치하기로 결정을 했었다”며 마치 ‘확실한 약속’을 받아냈다는 듯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선거공보물 8만2959부를 유권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1심은 “공직선거 후보자였던 추 후보자가 두 차례에 걸쳐 유권자들에게 허위사실을 공표한 행위는,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능력이나 과거 업적을 과대평가해 올바른 판단에 장애를 초래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범죄”라고 못 박았다.

 

다만 “법조단지 존치 관련 약속 또는 결정을 받았는지 여부가 당시 총선 후보자들 간 주요 쟁점으로 등장하지 않은 점, 허위사실 공표 행위가 유권자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추 후보자와 검찰 모두 1심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은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고,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