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지난달 권고한 미세먼지 국민 행동 권고에 대해 학부모의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소재 공유 오피스인 ’필원’에서 국가기후환경회의와 환경단체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 합동 간담회에서다.
논란이 된 권고 사항은 ‘일반인과 어린이의 경우 PM-2.5 농도 50㎍/㎥까지는 마스크 착용 없이 외출·운동 등 신체활동을 평상시처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당시 한 학부모는 “어린이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호흡량이 평상시 어른보다 3배나 많다”며 “그런데 아이들도 일반인과 같은 미세먼지 행동 권고 기준을 적용해도 되느나”고 물었다.
다른 학부모는 “초미세먼지 ‘나쁨’ 기준을 (50㎍/㎥에서) 35㎍/㎥로 낮춘 것도 아이들을 위해서였는데, 50㎍/㎥까지는 신체활동을 평상시처럼 해도 된다고 하면 혼란스럽지 않겠느냐”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문제의 권고 사항은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보다 운동에 따른 건강상 이득이 우세하다’는 의미였지만 이러한 배경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으면서 이처럼 ‘PM-2.5 농도 50㎍/㎥까지는 건강에 괜찮다는 것이냐’는 의문이 연이어 쏟아진 것이다.
이에 대해 국가기후환경회의 피해 예방 위원인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50㎍/㎥까지 괜찮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초미세먼지 농도는 높을수록 당연히 건강에 나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린이는 신체활동이 신체 발육과 정신 건강에 있어 어른보다 훨씬 중요한데,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신체활동을 적정하게 하지 않아 건강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종합적으로 볼 때 어린이는 (미세먼지에도) 신체활동을 훨씬 권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이번 권고안에 따라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밖으로 나가 놀자고 할 수 있다”며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기준을 낮췄는데, 다시 50㎍/㎥까지는 괜찮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하은희 이화여대 의대 교수는 “PM-2.5 농도 50㎍/㎥, 75㎍/㎥ 등 권고안에서 제시된 기준이 어머니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어머님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미세먼지 권고안에서 취약계층, 어린이를 위한 문구 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1일 국가기후환경회의와 질병관리본부, 대한의학회가 개최한 ‘미세먼지와 국민건강’ 콘퍼런스에서는 ▲초미세먼지(PM-2.5)가 나쁨인 날에도 하루 10번씩 3번 이상 창문 열고 환기할 것 ▲지나치게 차단율이 높은 마스크를 고집하는 것이 좋지 않으며 일상에선 ‘KF80’ 이상을 착용하면 충분 ▲노인, 임산부 등 취약계층은 PM-2.5 농도 36㎍/㎥ 이상, 어린이를 포함한 일반인은 PM-2.5 농도 50㎍/㎥ 이상일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 등이 권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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