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문화재청은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사업 확산을 위해 ‘영덕 영해장터거리’와 ‘익산 솜리’를 문화재로 등록한다고 밝혔다. 경북 영덕에 소재한 ‘영해장터거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근대기 한국인의 장터거리로서 당시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이 공간 안에 있는 영해 금융조합, 영해 양조장 및 사택 등 근대도시 경관과 주거 건축사, 생활사 등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뛰어난 10건은 별도의 문화재로 등록됐다. 이 지역은 1919년 3월18일 주민 대부분이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영해 장터거리가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된 것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주 영해 지역을 찾았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유적은 영해의 중심인 6거리의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 있는 만세탑이다. 영해 독립운동의 시발점이었던 이곳에서 시작된 독립운동의 함성은 영해읍은 물론, 인근 병곡면·창수면·축산면까지 확대됐다. 시위대는 순사 5명을 체포하고, 칼과 총 4자루와 실탄 87발까지 빼앗으며 이제껏 억눌렸던 분노를 폭발시켰다. 일제의 진압은 잔혹했다. 헌병대를 동원해 시위 군중을 진압했고 무차별적으로 시위대를 공격했다. 만세 의거가 끝난 후에는 수백 명에 이르는 애국지사 체포에 나섰다. 영해 지역은 1894년의 동학농민운동부터 시작해 불의에 끊임없이 저항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