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대형 신작 모바일게임 ‘리니지2M’의 돌풍이 거세다. 리니지2M과 함께 올해 주춤했던 국산 게임사들의 대형 신작이 쏟아지며 상반기 외국 게임의 물량공세에 밀렸던 국산 게임이 약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리니지2M은 지난달 27일 출시된 후 첫날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지난 1일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올랐다. 약 2년6개월 동안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1위였던 리니지M은 2위로 밀려났다. 리니지2M의 초반 흥행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다. 출시 전부터 사전예약에 참가한 인원만도 738만명으로 국내 최다 사전예약 기록을 갈아치웠다.
엔씨소프트는 새로운 크로스플레이 서비스 ‘퍼플’도 준비했다. 이용자들은 퍼플을 사용해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2M을 PC에서도 즐길 수 있다. 이밖에 동종 장르 게임 최초로 도입한 ‘충돌 처리 기술’이 호평을 받고 있다. 충돌 처리는 캐릭터와 몬스터 등이 각자의 공간을 보유해 서로 겹치지 않고 부딪치도록 하는 기술로, 지형과 인력 배치 등을 활용한 전략·전술 구사가 가능하다.
해외시장에서도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대만과 일본에 출시된 리니지M은 특히 대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리니지2M은 리니지M에서 나아가 북미·유럽시장 진출까지 노릴 전망이다. 윤재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서 콘퍼런스콜을 통해 “북미와 유럽 유저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게임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높은 필요 사양과 과도한 과금 유도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만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출시 전 “3년 전 나온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쾌적한 플레이를 즐기기 위해서는 각 제조사의 최신 프리미엄폰이 적합했다. ‘계속 확률형 아이템에 과금을 하게 만든다’는 이용자의 부정적인 피드백도 다소 나온다.
◆내년 국산 게임 약진 시작될까… 넥슨, 넷마블 등도 야심작 공세
넥슨, 넷마블 등 다른 게임사들도 리니지2M의 공세에 대비해 전열을 가다듬고, 신작 게임을 선보이면서 국산 게임의 동반 상승효과가 점쳐진다. 이로 인해 중국 등 해외 게임에 밀린 국내 업계의 자존심 회복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올 들어 다수의 중국 게임이 구글플레이·애플 앱스토어 매출 상위권을 휩쓸었다. 매출 순위권에 든 게임 중 거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산 게임이 차지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리니지2M을 필두로 앞서 출시된 넥슨의 V4, 카카오게임즈의 달빛조각사 등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8일 기준 각 앱스토어 매출 상위권에 중국 게임은 ‘라이즈 오브 킹덤즈’ 정도만 눈에 띈다.
넷마블은 올해 지스타에서 선보였던 모바일 실시간 전략 대전게임 ‘마나스트라이크’와 모바일 배틀로얄 MMORPG ‘A3: 스틸얼라이브’를 내년 출시한다. 여기에 넷마블 간판 게임인 ‘세븐나이츠’의 후속작 ‘세븐나이츠2’, ‘세븐나이츠 레볼루션’도 내놓을 예정이다.
넥슨은 최근 매출 순위 3위로 치고 올라온 V4의 순항과 더불어 자사 대표 온라인게임인 ‘바람의나라’ IP를 활용한 모바일 신작 ‘바람의나라: 연’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바람의나라: 연’은 11일부터 16일까지 최종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바람의나라 원작 고유의 성장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즉석 결투 콘텐츠도 포함되는 등 새단장을 거쳐 내년 이용자들을 찾는다.
라인게임즈의 신작 엑소스 히어로즈도 리니지2M이 출시된 뒤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한 데 힘입어 8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9위까지 뛰어올랐다.
리니지 초기 개발을 이끈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제작한 카카오게임즈의 ‘달빛조각사’도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최근 첫 대규모 업데이트 ‘북 2.0 브렌트 왕국’을 실시하며 연말 흥행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