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되면 베이비붐이 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조기 총선을 사흘 앞두고 또 한 번 무리수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지난 주말(현지시간) 발간된 선데이타임스 인터뷰에서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를 완수하기 위해 보수당을 찍어달라”고 한 뒤 “브렉시트로 인해 큐피드의 화살이 전국에 쏘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그의 ‘베이비붐 예측론’에 따르면 브렉시트 축하 열기에 들뜬 시민들이 잇달아 사랑에 빠져 국가의 출산율을 높이러 달려갈 전망이다. 존슨 총리는 자신이 런던 시장을 지낸 2012년 런던 올림픽이 개최되면서 베이비붐이 있었으며 이를 정확히 예측했었다고 덧붙였다. 브렉시트 이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는 8일 존슨 총리의 이 발언 직후 비평가들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제히 조롱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장기화한 브렉시트 국면에 유럽연합(EU) 탈퇴파와 잔류파, 질려버린 회의파, 이미 다 끝났다는 끝장파 등으로 온 나라가 분열된 상황에서 너무 엉터리 같은 낙관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에도 집권 보수당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인디펜던트와 여론조사기관 BMG 리서치에 따르면 보수당 지지율은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보다 2%포인트 오른 41%로 나타났다. 노동당은 같은 기간 1%포인트 하락하며 32%를 기록했다. 일주일 만에 양당 지지율 격차는 6%포인트에서 9%포인트로 벌어졌다. 12일 치러지는 총선의 최대 관심사는 보수당의 과반 확보 여부다. 존슨 총리는 베이비붐 발언 이전에도 주요 언론을 통해 브렉시트 대응 조처와 ‘호주식(式) 이민 억제대책’으로 보수 표심에 호소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