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범 논란’이 일고 있는 이춘재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과 관련해 당시 수사 과정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검찰은 경찰이 수사 중인 이번 사안을 직접 조사키로 한 뒤 수원지검 형사6부를 전담수사팀으로 꾸린 상태다.
수원지검 형사6부는 12일 “재심청구인인 윤모(52)씨를 1989년 수사 당시 범인으로 최초 지목하는 데 결정적인 증거로 사용된 국과수 감정서가 실제 분석한 한국원자력연구원 감정 결과와 전혀 다르게 허위로 조작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은 국과수가 원자력연구원에 여러 차례 걸쳐서 수많은 체모의 중금속 성분 분석을 의뢰해 감정 결과를 회신한 뒤, 윤씨의 체모 분석 결과와 비슷한 체모를 범인의 것으로 조작한 것으로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의 재심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다산은 8차 사건 때 현장에서 발견된 음모에 대한 감정결과표 조작이 의심된다는 의견서를 지난 4일 검찰에 제출했다. 다산이 공개한 수사기록에 따르면 범인 체모 내 여러 성분의 분석 수치가 이들 시점 사이 크게는 16배 넘게 차이가 난다. 다산 측은 “윤씨가 연행되기 전에는 (국과수가) 16가지 성분을 추출해 분석했는데, 유죄의 증거가 된 감정결과표에는 4개의 성분이 빠져 있다”면서 “40% 편차 내에서 일치하는 성분의 수를 늘리기 위해 일부 검사 결과를 의도적으로 뺀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