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얼굴이 될 ‘서울대표도서관’이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에 들어선다. 영등포구에는 서울 서남권의 문화 수요를 충족할 ‘제2세종문화회관’이 문을 연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대규모 문화시설 건립 계획을 12일 발표했다. 2025년 완공 예정이며 총사업비 3878억원이 투입된다.
문화시설이 들어설 곳들은 지역 균형발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정했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문화·정보 향유권을 보장하고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두 부지 모두 10∼20년간 불모지로 방치됐던 곳이라,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돌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서울대표도서관은 5개 권역에 들어설 시립도서관과 자치구 공공도서관을 지원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앞서 시는 2025년까지 서남권에 두 곳과 서북·동북·동남권에 한 곳씩 5개의 시립도서관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권역별 시립도서관이 디지털·미디어, 공연·예술, 과학·환경 등 분야별로 특화되는 반면, 서울대표도서관은 기술혁명 시대에 필요한 지식정보 서비스를 통합 제공한다. 또 ‘서울 정보’를 한데 모은 허브 도서관이 된다. 서울에 관한 책·역사 자료뿐 아니라 세계에 퍼진 한민족의 자료를 수집·제공한다. 시는 내년부터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심사 등 사전절차에 들어가 2021년 국제설계공모를 할 예정이다.
강남권에 치우친 공연 인프라도 개선한다. 서울 서남권에 2000석 이상의 ‘제2세종문화회관’을 건립한다. 현재 서남권의 대형 공연장은 여의도 KBS홀과 뮤지컬 위주인 디큐브아트센터 두 곳뿐이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뮤지컬, 대중음악, 연극, 국악, 발레 등 대부분의 무대 공연이 가능한 다목적 공연장이다. 2014석의 대공연장과 300석 소공연장으로 구성된다. 아파트 개발 후 기부채납 받은 문래동의 공공 공지(영등포구 문래동 3가 55-6)에 들어선다. 이 부지는 20년 가까이 불모지로 남아있었다.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2만7930㎡ 규모이며, 공연예술 아카이브, 시민문화아카데미, 공연예술인 연습실 등 부대 시설을 갖춘다. 건립 예산은 1626억원이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기존 세종문화회관의 기능을 나눠 갖는 역할도 한다. 개관한 지 41년이 된 세종문화회관은 대관경쟁률이 평균 3 대 1에 이르는 데다 시설이 낡아 한계가 많았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2022년 착공해 2025년 완공 예정이며 내년부터 사전 심사 절차를 진행하고, 2021년 국제설계 공모를 추진한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