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논란 “인체 영향 알 수 없는 미미한 양” vs “담배 자체가 인체에 악영향”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2일 국내 시판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 대상으로 실시한 주요 의심물질 7종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 국내 시판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과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된 가향물질이 소량 검출됐다.

시중에 유통되는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폐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검출됐다. 정부는 원인 규명 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하라는 권고를 유지했다. 이에 관련 기업들은 “폐 손상 의심 성분을 사용한 적 없다”며 “인체에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없는 미미한 양”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정부의 권고에 기업이 맞서면서 전자담배 유해성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해야, 수입·유통 철저한 품질관리”

최근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폐 손상 환자가 잇따르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중에 유통 중인 153개 제품을 대상으로 폐질환 주요 의심 물질 7종 함유 여부를 분석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미국에서 폐 손상 의심 물질로 의심받는 대마 유래 성분인 ‘THC’는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반면 다른 의심 물질인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쥴랩스의 ‘쥴팟 크리스프’, KT&G ‘시드 토박’ 등 총 13개 제품에서 0.1∼8.4ppm 범위로 검출됐다. ‘케이크 헤이즐넛 밀크 토바코’는 검출량이 8.4ppm으로 가장 높았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전자담배를 통해 흡입하면 오일 성분이 폐 내부에 축적돼 급성 지질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사에서 검출된 양은 극소량이라고 한다.

 

그러나 식약처는 “미국보다는 매우 적은 양”이라며 “가향물질, 첨가제 등 다른 원료에서 유래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하면서 지난 10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강력 권고 조치를 내년 인체 유해성 연구가 마무리될 때까지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임의로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첨가하지 말고, △제품 수입·판매자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혼입된 액상형 전자담배가 수입·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한 품질 관리를 당부했다.

 

◆전자담배업계 “결과 부정 않지만, 검출량 극히 미미, 인체에 유해 알 수 없어”

보건당국의 강한 조치에 업계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업계는 “폐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발견됐지만 그 양이 극히 적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알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액상형 전자 담배를 유통하는 KT&G와 쥴랩스 코리아 측은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원료로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검출량이 극히 미미해 인체 유해성 여부는 알 수 없다”며 “관련 부처와 소통해 정부 검사 결과를 분석하는 등 사실관계를 재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담배 자체가 인체에 악영향”..혼란스러운 애연가

업계는 분석을 통해 드러난 결과(유해성 물질 검출)는 "받아들인다"면서도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업계가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애연가들은 “조금이나마 덜 해로운 것을 선택한다”는 생각이 있다. 담배가 건강에 안 좋다는 건 애연가들도 알고 있다. 애연가들은 담배 피우며 느끼는 해소감이나 니코틴 충족 등 흡연 시 느끼는 것들을 충족하면서 덜 해로운 담배를 찾는데 액상형 담배의 경우 출시 2∼3년쯤 지나지 않아 폐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추정돼 연초보다 더 나쁠 수 있다는 생각이다.

 

20년간 담배를 피웠다는 직장인 A씨는 “액상형 담배가 시판 된건 불과 2~3년 내외”라며 “그 사이 폐 손상 원인으로 지목되는 등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반 담배가 좋은 건 아니지만 갑작스러운 문제가 발생하진 않은 거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연가는 “담배 자체가 몸에 해로운데 극소량이라고 해서 좋은 건 아니다”라며 “상술로 소비자를 기만해선 안 된다. 담배처럼 흡연 시 발생할 문제를 정확히 알리고 선택은 소비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액상형 담배 유해성 논란과 관련 한 금연치료기관 관계자는 “보건당국 권고에 따라 인체 유해성 연구가 마무리될 때까지 사용을 자제하길 바란다”며 “그렇다고 일반 담배를 다시 피우면 안 된다. 덜 해로운 담배는 없다. 무료로 진행되는 금연 치료와 운동 등을 병행해 다가올 2020년은 금연하는 한 해로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