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대형 마트에서 허기를 달래기 위해 1만원어치 식료품을 훔친 30대 ‘장발장’ 부자에게 쏟아진 온정의 소식이 온라인을 따듯하게 울리고 있다.
15일 인천 중부경찰서 영종지구대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4시쯤 A씨(34)와 아들 B군(12)은 인천시 중구의 한 마트에 들어섰다.
당시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A씨는 식품 매장을 둘러 보더니 한 매대에서 식료품을 몰래 담았다. 이들 부자의 절도는 마트 내 CCTV 영상을 보던 직원에게 금세 발각됐다.
이 소식을 전한 지난 13일자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이들 부자의 가방에서 나온 물건은 우유 2팩과 사과 6개, 마실 음료 몇개였다. 금액으로 계산할 경우 1만원 안팎의 소액이다.
A씨는 발각되자 땀을 뻘뻘 흘리며 직원에게 ”용서해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에 현장에 도착하자 ”너무 배고픈 나머지 해선 안 될 일을 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사연인 즉슨 A씨는 앞서 택시 기사를 했는데, 당뇨와 갑상선 질병을 앓으면서 6개월간 일을 하지 못했한 것.
그러면서 임대 아파트에서 홀어머니와 각각 12살, 7살의 두 아들을 돌봐야 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돼 있었지만, 그것 만으로 네 가족이 생계를 유지하긴 어려웠다.
다행히 마트의 주인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경찰은 이들 부자를 훈방 조치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이재익 인천 중부경찰서 경위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부자를 바로 돌려 보내지 않고 국밥을 한 그릇씩 사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침, 점심을 다 걸렀다고 부자가 그러니까요”라며 ”요즘 세상에 밥 굶는 사람이 어딨습니까”라고 말하고는 뒤돌아 눈물을 흘렸다.
부자는 이 경위 덕분에 한 음식점에 들려 국밥을 먹게 됐고, 그러던 중 한 중년 남성이 식당에 들어와 국밥을 먹고 있더 부자의 식탁에 현금 20만원이 들어간 봉투를 재빨리 두고는 사라졌다고 한다.
마트 밖에서 부자의 사연을 우연하게 들은 그는 끝끝내 그냥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인근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현금을 인출해 찾아 온 것이었다.
경찰은 감사장을 전달하기 위해 이 남성의 행방을 수소문 했으나 끝내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A씨도 MBC에 “가장으로서 일을 못 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 애들한테 가장 미안하다”라면서 식당에 현금 봉투를 놓고 간 남성을 꼭 찾고 싶다고 했다.
A씨는 “알지도 못하는데 그렇게 해주셨다는 것 자체가 너무 고맙다”고도 했다.
한편 경찰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A씨의 일자리를 알선하는 한편 B군에게는 무료급식 카드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 같은 사실을 취재한 기사의 전자우편함에도 “부자를 돕고 싶다”는 취지의 글이 쇄도했다고 한다.
또 MBC에는 이들 부자를 돕고 싶단 문의 전화도 쇄도했고, 생필품을 전달해 달란 이들의 부탁도 이어졌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