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구 수가 10년 뒤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당장 올해부터 전국에 1인 가구 수가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 수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특별추계(시도편): 2017∼2047년’에 따르면 전국 총가구 수는 2017년 1957만1000가구에서 2040년 2265만1000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선 2017년 추계에서는 전국 가구 정점이 2043년으로 2245만6000가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정점이 3년 앞당겨졌다.
2040년 정점을 찍은 이후에는 매년 가구 수 감소폭이 커지면서 2047년에 전국 총가구가 2230만3000가구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서울의 가구가 2017년 380만4000가구에서 2028년 391만2000가구까지 늘었다가 이듬해 약 3000가구(-0.0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추계에서는 서울 가구가 2022년에 379만7000가구로 정점을 찍고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의 유출이 줄고, 가구 분화도 이뤄지면서 가구 수 정점이 6년이나 뒤로 밀렸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미혼 가구가 늘어나는 등 기존 가구가 분화하는 속도가 빨라졌고 과거에는 서울에서 인구가 유출하는 속도가 빨랐는데, 이 부분이 둔화하면서 영향을 줬다”며 “전국에서 서울만 정점이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부산의 가구 정점은 2030년 138만5000가구로 집계됐고, 대구와 광주는 2032년이 정점으로 각각 98만8000가구, 61만2000가구로 추산됐다.
세종의 경우 2017년 10만가구가 2047년에는 25만5000가구로 155.5% 증가하고, 제주는 2017년 23만7000가구에서 2047년 36만2000가구로 53.2%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2047년의 가구 수가 2017년보다 더 적은 시도는 서울과 부산, 대구, 울산 등이었다.
가구원 수는 2017년 평균 2.48명에서 계속 줄어들어 2047년이면 2.03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특히 2047년이면 강원도의 평균 가구원 수가 1.86명에 그치며, 부산과 대전이 각각 1.99명, 1.94명일 것으로 추계됐다.
올해 전국 2011만6000가구 중 1인 가구는 598만7000가구로, 처음으로 ‘부부+자녀가구’(596만2000가구)를 넘어선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9.8%로 ‘부부+자녀가구’(29.6%)를 추월한다.
9년 뒤인 2028년에는 모든 시도에서 1인 가구가 가장 많아진다. 시도별로 보면 올해부터 서울(32.4%), 부산(30.0%), 광주(31.2%), 대전(33.0%) 경남(29.6%) 등에서 1인 가구가 가장 주된 가구유형으로 올라섰다.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2017년 399만8000가구에서 2047년 1105만8000가구로 2.8배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고령자 가구 비율도 2017년 20.4%에서 2047년 49.6%로 급상승한다. 30년 뒤면 전체 가구의 절반이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가 되는 셈이다.
가구주의 중위 연령은 2017년 51.6세에서 2047년 64.8세로 13.2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2047년 중위 연령은 세종(56.3세)을 제외한 나머지 16개 시도에서 60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69.6세)이 가장 높았고, 전남과 경북(68.6세)·강원(69.2세) 등 9개 시도는 65세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과장은 “모든 시도에서 저출산·고령화 특징이 반영됐다”며 “다만 세종은 출산율이 높고 젊은 연령층 인구 유입이 많아 예외적인 특징을 보이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