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생존성·비용 문제 해결한 ‘위장무늬’ 전투복 채택

美 육군 최근까지 3가지 디자인 혼용 / 근무복은 과거 디자인 도입 ‘복고 바람’

전 세계 최강의 무기체계를 갖춘 미군은 병사의 생존확률을 높이기 위해 군복에서도 개량을 거듭해 왔다. 전투복의 위장무늬는 작은 차이지만 그 작은 차이가 적에게 노출돼 죽느냐 사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20일 국방기술품질원에 따르면, 미 육군은 최근까지 3가지 전투복을 혼용했다. 2005년 채용된 범용 위장무늬 육군 전투복(UCP)은 컴퓨터 화면의 픽셀모양 패턴을 닮은 디지털 무늬를 채택했다. 이 전투복은 다양한 전장에서 전투를 펼치는 미군의 특성을 고려해 전 세계 어떤 환경에나 잘 어울리도록 평균적 환경의 전장을 가정해 디자인됐다. 하지만 어디나 어울리게 만들어진 이 군복은 특정 환경에서 오히려 은폐가 안 되는 문제를 일으켰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미군들 사이에서 불만이 컸다.

미군 전투복

미군은 2010년부터 작전지속 자유 위장무늬 방염 전투복(OEF-CP ACU)을 아프가니스탄 주둔군에 보급했다. 이 전투복은 카키색 바탕에 녹색과 갈색 계열의 색상이 섞여 있는 ‘멀티캠’으로 불리는 위장무늬를 채택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의 군이 ‘멀티캠’ 위장무늬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무늬는 민간 기업이 개발해 라이선스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미군은 위장과 라이선스 비용 문제를 해결한 작전 위장무늬 전투복(OCP ACU)을 개발해 2015년 7월부터 보급하고 있으며, 올해 10월1일부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육군에 이 전투복을 채택했다. 미군은 우리 군이 채택한 디지털 무늬를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셈이다.

 

전투복과 달리 평시 근무 중 착용하는 근무복은 복고바람이 불고 있다. 미 육군은 제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 때 입었던 카키색 군복을 내년 보급할 예정이다. 과거의 디자인을 다시 도입한데 대해 미 육군은 ‘역사상 가장 존경받고 잘 인식된 디자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과거 미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미군은 체계적인 동계 피복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고효율 소재를 사용한 미군의 야전상의(방상외피)는 일부 한국군 장교들이나 일반인들이 비공식 경로를 통해 구매, 사용하기도 했을 정도다.

 

현재 활용되는 미군의 3세대 동계 피복시스템은 총 7단계 보온 레벨, 12가지 피복을 환경조건과 수행 임무를 고려해 착용토록 했다. 미군 동계 피복시스템은 모에서 습기를 배출하는 재료를 사용, 내부의 습기는 빠져나오되 방수성은 지니도록 했고, 내부에 가둬진 공기가 보온재 역할을 해 열전달을 잘되게 한 것이 특징이다. 섭씨 영하 51도까지 장병들을 추위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설계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