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마지막 방위비 협상 돌입… “이해 공간 넓어져”

18일까지 진행… 합의 여전히 난망 / 美 50억불 요구 입장 변화 없는 듯 / 한국인 설문 응답자 94% “부정적”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17일 서울 동대문구 국방연구원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5차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국과 미국이 17일 내년 이후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5차 회의에 돌입했다. 사실상 연내 마지막 회의인데, 양국 이견이 커, 협상은 해를 넘겨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오른쪽 두 번째)가 17일 서울 동대문구 국방연구원에서 제임스 드하트(왼쪽 두 번째) 한·미 방위비협상 수석대표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5차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을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양국 협상팀은 이날 오전 동대문구 청량리동 한국국방연구원에서 회의를 개시했다. 이번 회의는 18일까지 이어진다. 양국 간 입장차를 볼 때 협상은 이번에 종료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지난 회의까지 큰 틀에서 입장 변화가 없는 것은 맞다”면서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공간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양국이 이전보다는 합의의 여지를 늘려가고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기존 SMA 틀로는 액수를 최대한으로 잡아도 우리측 분담금 총액이 22억달러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주한미군 인건비(수당),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 비용 등 새로운 분담 항목을 늘리는 방향으로 50억달러 상당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방위비 대폭 인상 요구에 대한 국내 여론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미 여론조사 전문 싱크탱크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한국국제교류재단(KF) 지원으로 한국인 성인 1000명을 조사해 16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4%가 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합의에 실패할 경우 ‘동맹은 유지하되 주한미군을 감축할 수 있다’는 의견도 54%에 달했다. ‘미국이 제시한 비용(47억달러로 가정)보다 낮은 수준에서 협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68%, ‘미국 요구를 거부해야 한다’는 응답은 26%였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2020년 정세전망보고서에서 2020년 한국 정부의 ‘선택 딜레마’가 커질 것이라면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한·미동맹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꼽았다.

 

홍주형·임국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