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선거법 핑퐁… 與 ‘석패율제’ 거부

野 3+1, 연동형 캡 30석 수용/ 2020년 총선에만 한시적 적용/ 與 ‘원포인트 본회의’ 역제안/ 한국당 "의석 말아먹기" 비판
‘그들만의 밥그릇 싸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국회 예결특위 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왼쪽 사진).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대안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이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동 후 선거법 개정 합의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8일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의 석패율제 도입 합의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4+1(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의 선거법 최종 협상에 급제동이 걸렸다. 선거법을 두고 ‘연동형 캡(cap)’ 등 상당 부분에서 접점을 찾았지만 지역구 탈락자에게 비례대표 출마 기회를 열어주는 석패율제 도입을 놓고 민주당과 다른 야당이 충돌하면서 막판 난항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민주당과 야당들이 석패율제에 대해 “중진 구제용”(민주당) “표 분산을 우려“(정의당) 등의 이유로 맞서고 있지만 이면에는 의석 챙기기가 있다는 따가운 시선도 적지 않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야 4당 합의안을 보고받고 수용 여부를 치열하게 토론했지만 야 4당에 석패율제 도입에 대해 재고를 요청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3+1’이 합의한 부분 중 연동형 캡 30석은 수용하기로 했다”며 “석패율제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훨씬 더 많이 나왔다. 야당 대표들이 석패율 재고를 했으면 좋겠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그러면서도 예산 부수 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할 ‘원포인트 국회’를 먼저 열자고 역제안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심상정,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대안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동한 뒤 비례대표 50명 중 20명을 현행대로 비례대표 투표를 통해 선출하고 30명에 대해서만 지역구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이는 21대 총선에만 한정하고 22대 총선부터는 100% 연동형 비례대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야 4당은 또 석패율제를 지역구도 완화를 위해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이 의총을 열고 석패율제 도입 재고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자 바른미래당 손 대표는 “민주당이 석패율을 받는 것 말고 다른 길은 없다. (그게 안 되면) 선거법과 공수처법 처리는 무산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평화당 정 대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인 석패율제를 받지 않겠다는 것인가. 우리는 오늘 내놓은 것이 마지막 안”이라고 거들었다. 대안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도 “민주당의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고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4+1 협의체가 석패율제를 놓고 서로 개혁을 외치고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자기 몫을 더 챙기려는 데에서 비롯된 측면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민주당의 경우 석패율제가 도입되면 뜻을 접었던 군소정당 후보들이 여러 지역구에 뛰어들어 표가 갈라져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4+1 협의체가 선거법을 놓고 내부 논의가 표류를 거듭하자 이와 연동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 다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마저 표류할 조짐이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4+1 협의체에 대해 “아예 연비제 자체가 없는, 그래서 무조건 위헌이다. 지역구를 같이 반영하니까 등가성이 없는 것이고 국민 주권을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며 “의석 말아먹기 막장드라마 1차 대본이 나왔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