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차관급 4자리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아시아의 인어’로 불렸던 1980년대 수영스타 최윤희(52)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를 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음주운전’, ‘임금체불’ 논란 등이 있었던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를 정책기획위원장에 앉혀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아시안게임 수영 5관왕 최윤희(52)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정책기획위원장에는 현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에 내정됐다가 낙마한 조대엽(59)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이자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의장을 발탁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에 정병선(54·행정고시 34회) 과기부 국립중앙과학관장, 2차관에 장석영(52·행시 33회) 과기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을 각각 임명했다.
이번에 교체되는 문미옥 과기부 1차관과 노태강 문체부 2차관은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이번 인선은 총선을 앞둔 정무직 차관급 인사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조만간 추가 차관급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차관 인사 중 고용부 장관에 내정됐다가 임명 직전에 물러난 조대엽 원장이 대통령을 보좌해 국정 전반의 방향을 그리는 정책기획위원장에 임명된 점이 주목받고 있다. 조 신임 위원장은 2017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내정됐지만, 음주운전을 둘러싼 허위해명 의혹과 사외이사를 맡았던 한국여론방송의 임금체불 논란 등으로 지명 32일 만에 자진해서 사퇴했다. 조 위원장이 당시 각종 해명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는 점에서 이번 그의 발탁은 명예회복의 기회를 주는 한편 조 위원장의 역량을 국정에 이용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였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다만 의혹으로 낙마한 인사를 재기용했다는 점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정병선 신임 과기부 1차관은 전북 동암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와 영국 석세스대에서 행정학과 과학기술정책학 석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미래창조과학부 정책기획관과 과기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연구개발정책실장을 역임했다.
장석영 과기부 신임 2차관은 대구 능인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와 미국 덴버대에서 행정학과 법학 석사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정책기획관과 과기부 인터넷융합정책관, 4차 산업혁명위원회 지원단장 등을 지냈다.
최윤희 신임 문체부 2차관은 서울 상명여고와 연세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사회체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 3관왕,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2관왕인 최 신임 차관은 대한체육회 이사와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최 2차관은 우리나라 하드록밴드 원조격인 백두산의 리더 유현상과 열애끝에 결혼, 화제를 뿌린 바 있다.
조대엽 신임 정책기획위원장은 경북 안동고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대학에서 사회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비교사회학회장 등을 지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