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8차’ 재수사하던 40대 경찰 숨진 채 발견

모텔서 극단선택 추정… 유서 없어
경기남부청에 마련된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 연합뉴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을 재수사하던 경찰 간부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0분쯤 경기도 수원시 권선동 한 모텔에서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A경위(40대)가 숨진 채 발견됐으며 유서는 없었다.

 

A경위는 전날 오후 해당 모텔에 투숙했으며 지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시신에 특별한 외상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 8차 사건’ 관련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힌 이춘재. 연합뉴스

A경위는 이춘재가 화성연쇄살인사건 주범이라고 자백한 뒤인 지난 9월 경기남부경찰청에 꾸려진 수사본부에서 주로 이춘재 8차 살인 사건을 재수사해왔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박모양(당시 13세)의 집에서 박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사건 당시 범인으로 검거된 윤모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고해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자백 이후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수원지법에 정식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현재는 이춘재 8차 사건 당시 국과수 감정서 조작 여부를 놓고 검경이 연일 갈등을 빚고 있다.

 

한편 윤씨는 이날 오후 수원시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A경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