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등 싸고 여야 극한 대치… 23일 ‘원포인트 본회의’ 열리나

예산 등 민생관련 법안 반짝 처리 / 文의장도 3당 원내대표 회동 추진 / 한국, 추미애 청문회 증인 16명 신청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예산 및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하루 앞선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에는 관계자외 출입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선거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로 국회가 멈춰 버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원 포인트 본회의’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예산부수법안과 병역법 개정안 등 시급한 민생·경제법안만 반짝 처리한 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관련 협상을 이어가자는 것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공을 들이고 있어 23일 본회의 개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예산부수법안 26건 중 22건이 아직 국회에 계류돼 있다. 연내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도 예산의 세입·세출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6월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병역법 제5조 관련 개정안도 올해 안에 처리되지 않으면 내년부터 징병 신체검사를 할 수 없게 된다. 헌재는 현역과 예비역, 보충역 등 5개 종류로 병역을 규정한 병역법 5조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으로 판단했다.

 

민주당은 이날 원포인트 본회의 개의를 위한 물밑접촉에 나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4일 열리는 국무회의 전에 예산부수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며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바른미래당+대안신당) 협의체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법안은 내년 1월로 처리 시점을 미뤄도 되지만 집권여당으로서 예산부수법안과 민생법안을 한없이 미룰 수 없어서다. 민주당은 4+1 협의체를 재가동하기 위해 최대 쟁점인 석패율 적용의석을 2∼3석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접점 모색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은 지난번에 예산안을 강행처리한 것에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며 원 포인트 본회의를 반대했다. 본회의를 열 경우 4+1협의체가 긴급하게 선거법 타협안을 도출해 상정·처리를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민주당이 국정 운영의 책임을 더 크게 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양보 없이 여당의 요구를 수용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정권 좌편향교과서 긴급진단 정책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 예산안 ‘날치기’ 처리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국회 회기 결정의 건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대상인지 여부 등에 대한 (민주당의) 생각에 따라 본회의 개의에 대한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권 좌편향 역사교과서 긴급진단 정책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문 의장은 23일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추진하고 원 포인트 본회의를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국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등 16명을 대거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현미·이창훈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