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30만명대로 떨어진 해다. 1974년생은 베이비부머 2세대로 현재 한국 경제의 허리에 해당한다. 20년 후, 노인 인구가 늘고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을 때 이들의 삶은 어떨까. 학계의 추산을 토대로 그려본 2040년은 암울했다. 지금부터 고통을 분담하지 않으면 파국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건강보험 고갈, 경제 활력 저하, 교육 시스템 붕괴, 재정 위기, 지방 소멸 등 어두운 미래는 끝이 없었다.
일하는 인구의 감소와 노인 인구 증가는 경제 활력 저하와 직결된다. 생산 감소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소비 위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만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2019년 3759만명에서 2067년에는 1784만명까지 내려앉는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얼마나 많은 노인을 부양하는지 보면 이 수치가 더 와 닿는다. 2020년 21.7%인 노년 부양비는 2050년 77.6%로 치솟고 2067년에는 102.4%까지 폭등한다. 2067년에는 노인 인구가 생산연령인구의 부양 능력을 넘어서는 셈이다.
연금·건보 고갈은 이미 수차례 경고음이 나왔다. 지난해 9월 국회예산정책처는 현재 추세대로 갈 경우 국민연금 고갈 시점을 2054년으로 예상했다. 적립금은 2039년 1430조9000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감소해 2054년이면 163조9000억원이 모자란 상태가 돼 완전히 바닥난다. 올해 국민연금을 내는 이들과 받는 이들은 각각 2204만명과 522만명이지만, 2050년에는 이 수치가 1495만명대 1601만명으로 역전된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서울 집중을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방 청년들이 서울로 오는 계기는 대학·일자리인데 대학 정원이 학생 수를 초과하면 더욱 서울 소재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게 사람들의 욕망”이라며 “청년들이 서울로 몰릴수록 이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부족해지고 경쟁이 치열하니 혼인·출산을 생각하기 힘든 악순환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 인구 유입 확대는 근본 해결책이 되기 힘들 전망이다. 서용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2045년 외국 인구가 10%를 넘어간다면 우리가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다문화·다인종 갈등을 경험할 것”이라며 “저개발국 비숙련 노동자의 이민이 대폭 증가할 경우 중산층 붕괴와 각종 사회갈등, 외국인 차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사회를 소수의 상위계층만 존재하는 피라미드 형태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서 교수는 분석했다.
설상가상으로 사회가 늙어갈수록 각종 갈등을 풀기는 어려워진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 40개국의 30년치 가치관 조사 등을 분석한 결과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사회 전반의 관용은 적어졌다.
장 교수는 “경제성장은 민주주의 강화, 관용·시민의식 확대 등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는데 고령화는 이런 효과를 무효로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정치적 올바름·사회적 연대에 대한 추구가 사라지면서 여성·노동·시민사회 운동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더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런 사회에서는 정부, 국회, 경찰, 언론, 기업 등 각종 ‘제도’에 대한 신뢰가 낮아진다. 국민은 정부를 못 믿는데, 복지 확대와 연금 개혁 등 정부 역할은 더욱 커지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
서 교수는 “인구는 비가역적인 성격이 강해서 출산율이 떨어지면 회복하기 어렵고, 출산율이 올라도 인구 증가에 기여하는 데는 100년 정도 걸린다”며 “인구 증가를 전제로 한 현재의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을 조정하는 과정은 매우 괴로울 것이나 이를 바꾸지 않으면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