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촉발한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유대인 억만장자인 조지 소로스의 음모라고 주장해 유대인 단체의 반발을 샀다.
줄리아니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소로스가 미 행정부의 대사들과 연방수사국(FBI) 요원을 고용했고,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배후에는 소로스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 같은 줄리아니의 발언이 공개되자 유대인 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하면서 줄리아니의 즉각적인 사과와 발언 철회를 촉구했다.
미국 최대 유대인단체인 '반(反)명예훼손연맹'(ADL)의 조너선 그린블랫 대표는 24일 가디언에 "당혹스럽고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이는 반대유주의자와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불러모으는 개호루라기"라고 비난했다.
그린블랫 대표는 "소로스를 반대해서 반유대주의라는 게 아니라, 소로스가 대사와 FBI 요원을 매수했다는 주장과 그를 악마화하는 주장이 반유대주의"라고 지적했다.
소로스 재단의 로라 실버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줄리아니의 주장은 "경멸적인 발언"이라며 "줄리아니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면한 중대 혐의를 분산시키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작가 레브 고린킨은 25일 CNN 기고문에서 "줄리아니의 취중 인터뷰 발언이 오래된 반유대주의의 뚜껑을 열었다"며 "줄리아니가 반복적으로 말한 모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 공화당이 말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대인이 이념과 미디어, 돈을 조종함으로써 백인 국가의 기반을 비밀리에 약화시킨다는 음모론이야말로 현대 반유대주의의 실체"라고 말했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