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열심히 살아온 사람도 2019년을 떠나보내면서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 아쉬운 마음이 들기 마련일 것이다. 매일의 일상 속에 365일이 언제 지났는지도 모르게 지나버리기 때문이다. 흘러가버리는 일상을 잡아채지 않으면 시간의 블랙홀 속에 우리 삶도 빨려들어 가버린다. 그러나 영화 ‘패터슨’(감독 짐 자무시)의 주인공 패터슨(애덤 드라이버)은 일상을 깃 삼아 관찰과 사유라는 잉크를 찍어 빛나고 감동적인 시를 탄생시킨다.
이 영화는 미국 뉴저지 주의 패터슨이라는 소도시에 사는 시를 쓰는 버스 운전기사 패터슨의 일상에 렌즈를 들이대며 요일 단위로 구조화돼 있다. 요일별 첫 장면은 언제나 패터슨이 아내 로라(골쉬프테 파라하니)가 곁에 누운 침대 위에서 깨어나는 아침이다. 늘 비슷한 시각에 혼자 일어나 식탁에서 우유를 넣은 시리얼을 먹고, 걸어서 회사로 출근하며, 버스 배차 시간에 대기하고 배차를 해주는 동료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잠깐 들은 후 패터슨 시내를 운전하고는 집으로 퇴근하는 일상이 월요일부터 그 다음 월요일까지 반복된다. 어찌 보면 아무런 의미 없이 단순 반복으로 보이는 일상이다. 하지만 영화는 매 순간 차이를 인식할 때 삶은 자신만의 색채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