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나흘 남겨놓고 28일 개막을 알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새로운 길’과 관련해 입장 변화를 결정할 마지막 변수로 지목됐던 행사다. 북한은 예고했던 새로운 길의 내용과 전원회의 폐막일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이 회의에서 핵무력을 비롯한 국방력 강화와 경제적 자력 갱생의 길이 중점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 예상대로라면 남북관계, 북·미 관계는 내년 초에도 냉각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틀째 이어진 전원회의… 국방·경제 모두 ‘새로운 길’
2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원회의는 최소 이날도 이어졌을 개연성이 크다. 김정일 주석 집권 시절에는 전원회의가 며칠씩 계속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에는 통상 전원회의는 하루에 끝났다. 이번에 하루 일정 이상으로 하는 것은 그만큼 북한이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김 위원장의 ‘역사적인 보고’를 전체 참가자들이 주의 깊게 청취하고 있다는 통신의 보도로 미뤄 이 내용이 무엇인지도 관심이다. 이번 전원회의는 약 300명 당 핵심 간부들이 참석하며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열렸다. 통상 전원회의에는 200여명이 참석한다.
◆“김정은, 쉽지 않은 결단”… 연초 도발 있을까?
일각에선 내년 1월1일 신년사 이후 북한의 도발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한반도 문제에 개입을 원하긴 하지만 동북아에서의 무력 대치를 원하지도 않는 중국, 러시아를 북한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국제사회의 초강력 대북 제재 속에서도 북한 입장을 최대한 배려해주고 있는 중·러와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피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이 새로운 노선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대외에 공개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적대세력에 대한 언급이 없고 핵과 미사일, 대남·대미 언급이 없다”며 “미국 대선, 당 창건 70주년, 중·러와의 우호관계 유지 등 전반적인 정세를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의 결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일단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의 방향을 천명한 뒤, 대외적으로 중·러와의 우호 관계를 이어가며 남측, 미국과는 냉각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후 내년 11월 미국 대선의 흐름을 의식하면서 다시 북·미 대화의 틀에 들어올 시점을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
홍주형·박수찬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