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미세먼지 기준’ 2020년 1월부터 유럽 수준 강화

환경부, 30일 시행규칙 개정안 공포 / 당초 0.12g/㎞서 0.114g/㎞로 미세먼지 저감 자발적 협약 사업장 / 12월 배출량 1년 전보다 25% 줄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년부터 3.5t 미만 중소형 경유차의 도로 주행 시 초미세먼지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질소산화물 배출허용기준이 유럽 수준으로 강화된다.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의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12월30일 공포한다고 29일 밝혔다.



중소형 경유차의 실도로 주행 질소산화물 배출허용기준은 2017년 9월 이후 배출가스 인증을 받는 자동차부터 적용하고 있다. 2015년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건처럼 실내 시험에서는 배출허용기준을 통과했던 경유차들이 실제 도로 주행에서는 기준을 초과하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도록 제조사가 프로그램을 임의조작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환경부는 2017년 당시 실내 배출허용기준 0.08g/㎞의 2.1배(0.168g/㎞), 2020년 1월부터는 1.5배(0.12g/㎞) 이내로 배출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는 2020년 1월 이후 1.43배(0.114g/㎞)로 규정을 더 강화했다. 유럽연합(EU)도 내년 1월부터 적용하는 유로6d를 통해 실도로 주행 질소산화물 배출허용기준을 0.12g/㎞로 정하고 있다.

3.5t 이상 대형·초대형 가스차의 실도로 탄화수소 배출허용기준도 강화된다. 기존 0.96g/㎾h에서 EU와 동등한 수준인 0.75g/㎾h로 낮춰 2021년 1월부터 적용한다. 미세먼지 발생이 경유차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액화석유가스(LPG) 승합·화물차의 보급을 늘리기 위해 올해까지였던 배출허용기준 적용 차량의 출고 기한을 2022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한편, 미세먼지 저감 자발적 협약에 참여한 사업장에서 실제 미세먼지 배출량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고농도 계절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자발적 협약’에 참여 중인 98개 사업장의 12월 1∼21일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123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배출량 1637t과 비교해 403t, 25% 감축됐다. 총먼지가 203t에서 168t으로 17% 줄었고,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은 각각 33%, 15% 감소했다. 굴뚝자동측정기기 측정결과를 토대로 산정된 결과다.

앞서 환경부는 석유정제·화학, 제철·제강, 발전, 시멘트 등 11개 업종 111개 사업장과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사업장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중 2개 업체는 미세먼지 관련 오염물질 3종(총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을 자동 측정하지 않아 이번 분석에선 제외됐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