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제가 최초로 청원한 공수처법… 심장 터질 듯 기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통과에 격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제나 그렇듯 국민이 이긴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리고 “2019년의 끝자락, 천신만고 끝에 공수처법이 드디어 국회를 통과했다. 1996년 제가 참여연대 사무처장 시절 최초로 공수처 설치 내용을 담은 부패방지법안을 청원한 지 장장 23년만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 6년동안 입법청원운동을 한 끝에 다른 부패방지법안은 통과됐지만, 이 공수처 법안만 반대에 부딪혀 오늘에 이르렀다”며 “23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어 심장이 터질 듯이 기쁘다”라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박 시장은 “오늘 우리는 정의를 바랐던 촛불의 열망 하나를 달성했다. 제도와 상식이 만들어 나갈 검찰개혁의 첫 단추를 바로 끼우기 시작했다”며 “여기까지 온 우리 국민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길고 어려운 싸움을 끝까지 해주신 국회의 결단에도 경의를 표한다”고 벅찬 감동을 표현했다.

 

이어 “국민의 열망이던 검찰개혁, 이제 시작이다. 법이 권력의 ‘흉기’가 아니라 온전히 ‘국민의 무기’가 될 수 있도록 정의를 위한 시간에 함께 힘을 보태야 한다”며 “언제나 그렇듯 국민은 반드시 이긴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공수처 설치 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29분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지난 4월2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과 함께 공수처 설치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이후 245일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로 마련된 공수처법안 처리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은 선거법 때와 마찬가지로 고성을 지르며 격하게 항의했지만, 처리를 막지는 못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