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일 제21대 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지난 6·13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독일을 거쳐 미국으로 떠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차기 대선주자군에 속하는 안 전 대표의 복귀에 따라 바른미래당의 진로와 당권 구도, 중도와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움직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 할지 상의드리겠다”며 국내 정치권 복귀가 임박했음을 밝혔다. 그는 “국민께서 과분한 사랑과 큰 기대를 보내주셨지만 제 부족함으로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정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봉사’라는 제 초심은 변치 않았음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정계복귀 이유로 ‘낡은 정치와 기득권 청산’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의 정치는 8년 전 저를 불러주셨던 때보다 더 악화하고 있다”며 “미래를 내다본 전면적인 국가혁신과 사회통합, 그리고 낡은 정치와 기득권에 대한 과감한 청산이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는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국민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며 “외로운 길일지라도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의 마음을 소중히 되새기면서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보수통합 움직임에 합류하기보다는 독자 세력을 꾸려 오는 4월 총선에 뛰어들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외로운 길을 가겠다는 게 기존 정치와 차별성을 두겠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 경우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현역 의원과 원외 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판이 짜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돌아가 이를 구심점으로 중도·보수진영을 아우르는 ‘통합설’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안 전 대표는 6·13 지방선거 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를 사퇴,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겠다”며 독일로 유학을 떠난 뒤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스탠퍼드대 방문학자로 있다. 그는 바른미래당의 극심한 계파갈등 속에 수차례 귀국을 요청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