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장관 새해 첫 업무는 ‘미세먼지 항공 감시’

충남 서북부 배출원 상공 등 비행 / “꼼꼼한 감시망 세워 中 노력 유도” / 3일 수도권 예비 비상저감조치
조명래 환경부 장관(왼쪽)이 2일 오후 충남 태안 한서대학교 비행장에서 미세먼지 항공 관측을 위해 개조된 항공기에 탑승,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환경부 제공

추위가 주춤하자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찾아온 2일 오후. 충남 태안군 한서대 태안비행장에서 중형 항공기 한 대가 날아올랐다. 이 비행기는 국립환경과학원이 한서대로부터 임차한 뒤 첨단분석 장비를 탑재해 미세먼지 관측용으로 개조한 것으로,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인 운항을 시작했다.

 

이륙 15분 뒤 대산산업단지 위 약 520m 상공에 이르자 이산화질소(NO₂) 농도 10.0ppb가 찍혔다. 곧이어 산단을 벗어나자 이산화질소 농도가 3.6ppb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당진제철 상공을 지날 때는 다시 17.0ppb까지 치솟았다. 예상대로 화력발전소나 대규모 산단에서는 다량의 오염물질이 배출되고 있었다. 이 시각 충남 당진의 도시대기측정망에서는 초미세먼지(PM2.5) 농도 52∼54㎍/㎥가 측정됐다.

 

오염원이 없는 서해는 어떨까. 해안가를 지나 서해상에 접어들자 황산염은 15㎍, 질산염은 10㎍/㎥가 기록됐다. 산업단지보다 둘 다 5㎍ 정도 낮은 수치다. 오염시설 없는 바다 위 농도치고는 높은 값이다. 이날 전국을 희뿌옇게 만든 미세먼지 중 중국에서 서해를 건너온 양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날 새해 첫 공식 일정으로 미세먼지 관측 항공기에 탑승해 1시간가량 태안화력과 대산산단, 당진화력, 당진제철 등 충남 서북부 배출원 상공과 서해상을 비행했다.

 

그는 “오늘 비행기를 타면서 실제 측정치를 보니 충남 해안선 쪽은 다른 곳과 확실히 다른 고농도 현상이 나타난다”며 “또 서해 위 측정 수치가 평소보다 높은 것을 보이는 것은 중국에서 오는 고농도 영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항공 감시를 마친 조 장관은 “지상, 선박, 항공, 위성을 아우르는 입체적이고 꼼꼼한 미세먼지 감시망을 구축하겠다”며 “국외 유입 미세먼지에 대한 과학적 감시·연구결과를 한·중 협력 지렛대로 활용해 중국 정부가 자체적인 미세먼지 감축 노력을 가속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3일 수도권에서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하는 예비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수도권 행정·공공기관 사업장은 운영시간을 단축하고, 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은 15개 민간사업장도 자체 저감조치를 시행한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