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공개된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이 해가 바뀌어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업계 트렌드에 발맞춰 합리적인 조정을 했다는 입장이지만, 공제 마일리지가 인상된 장거리 구간 등에 대한 소비자 반발이 거세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태림은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혜택 변경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조치를 하기 위해 지난 2일부터 공동소송 참여 인원을 모집 중이다. 이들은 “대한항공이 일방적으로 고객들이 그동안 적립한 마일리지 혜택을 소급해 축소 및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개편안에서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마일리지 공제기준을 대륙별 ‘지역’에서 ‘운항거리’로 바꿨다. 지금까지는 국내선 1개와 동북아, 동남아, 서남아, 미주·구주·대양주 등 4개 국제선 지역별로 마일리지를 공제했지만, 내년 4월1일부터는 운항거리에 비례해 국내선 1개와 국제선 10개로 기준을 세분화한다는 내용이다.
대한항공이 탑승 마일리지 적립률을 바꿔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은 적립률을 최대 300%까지로 대폭 높이고 일반석 가운데 여행사 프로모션 등으로 할인이 적용되는 등급의 적립률은 최하 25%까지로 낮춘 것에 대한 불만도 크다. 일반석 중 6개 예약등급은 100% 적립률이 유지되기는 하지만, 특가항공권의 경우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사실상 받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국적 항공사의 후한 서비스 제공이 불러온 경영부담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불거진 후유증으로 보고 있다. 마일리지는 항공사에게 일종의 부채로 인식된다. 특히 국적사는 외항사와 달리 과거에는 마일리지를 무기한으로 적립했고, 2007년에야 이를 10년 한도로 줄였다. 또 현재 대부분의 외항사는 국적사보다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더 적고, 보너스 항공권 공제 마일리지는 높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경영학과)는 “마일리지는 각 항공사의 충성, 상용 고객에서 인센티브로 주는 일종의 마케팅 툴(수단)”이라며 “국적 항공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그동안 너무 무모하게 마일리지를 제공하고 쌓다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려는 과정에서 소비자 기대치에 못 미쳐 충돌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