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 연구팀은 7일 인공지능을 활용해 원하는 물성의 다공성 물질을 역설계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다공성 물질은 넓은 표면적과 풍부한 내부 공극(孔劇)을 갖고 있어 촉매, 기체 저장 및 분리, 센서, 약물 전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개발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고 데이터베이스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구조를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최근 인공지능 기반의 역설계로 원하는 물성을 가진 물질을 개발하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으나 단순한 소형 분자들 위주여서 복잡한 다공성 물질을 설계 여부는 아직 보고되지 않고 있다.
김 교수팀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 생성모델인 적대적 생성 신경망(GAN)과 기존 분자 시뮬레이션에서 활용되는 3차원 그리드 데이터를 활용해 복잡한 다공성 물질의 특성을 인공지능이 학습하고 생성할 수 있도록 구조를 개발했다.
개발된 인공신경망 생성모델은 3차원 그리드로 이루어진 구조 정보와 흡착 물성 데이터를 같이 학습하게 되며, 학습 과정 안에서 흡착 물성을 빠르게 계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저장 소재의 특성을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이어 인공지능 학습 과정에서 기존의 알려진 제올라이트 구조 중 일부를 제외해 학습시켰고, 그 결과 인공지능이 학습하지 않았던 구조들도 생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다공성 물질의 한 종류인 제올라이트 구조를 실제 설계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은 처음이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다공성 물질을 설계한 최초의 사례”라며 “기체 흡착 용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른 물성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어 촉매, 분리, 센서 등 다른 분야의 물질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백준, 이상원 박사과정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3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