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복귀를 선언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당원들에게 새해 메시지를 보내 사과의 뜻을 밝히는 한편, 귀국 후 구상에 대해 설명했다. 안 전 의원은 정치 입문 당시의 초심은 변하지 않았다며 대한민국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 진심으로 호소하겠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8일 오전 안 전 의원이 전날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메시지를 통해 안 전 의원은 “그동안 정치를 그만둘지 심각하게 고민했다”며 “저를 불러주셨던 그 때의 상황 속에서 시대흐름에 얼마나 충실하게 부응했는지, 오류는 무엇이고 어떤 착오가 있었는지, 미래를 향해 질주해가는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1년여 동안 과거를 돌아보는 동시에 열심히 세계의 많은 전문가들을 만났다”고 털어놨다.
안 전 의원은 “제가 정치의 부름에 응했던 이유는 삶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희망을 잃어버린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부조리하고 불공정한 사회를 바꿔야 우리가 함께 미래로 갈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때의 진심과 선의, 그리고 초심은 지금도 변치 않았다”면서 “이제 대한민국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 진심과 선의로 호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가 대개조’를 위한 인식의 대전환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전 의원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이 과분한 사랑과 큰 기대를 보내주셨지만, 제 부족함으로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안 전 의원은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영·호남 화합과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추진했던 바른미래당의 현 상황도 제 책임”이라며 “역사의 물줄기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려는 순수한 의도였지만, 과정에서 설득이 부족했고 결과는 왜곡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안 전 의원은 오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권은희·이태규 의원 등 안철수계 의원들이 참여하는 ‘한국정치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 영상 메시지를 보낼 계획이다. 안 전 의원의 귀국 일정은 이달 중순쯤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보수 통합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안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에 새해 인사를 보내면서 ‘사랑하고 존경하는 바른미래당 당원 동지 여러분’이라는 표현을 쓴 점 등으로 미뤄 그가 일단 친정인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하려는 것 아니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