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논의가 주춤거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당 내 친박계의 반발로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제안한 ‘보수재건 3원칙’ 수용 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확답을 피하면서다. 황 대표는 ‘진의’(眞意)를 언급하며 통합 필요성과 절박함을 재차 강조했지만, 새보수당은 “상식적인 3원칙조차 못 받는 비상식적이고 반개혁적인 정당”이라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황 대표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참담한 심정이다. 자유민주주의! 그 진의, 함께 하나 된 힘으로, 대통합의 힘으로 보여주자”고 밝혔다. 이는 전날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와의 회동 이후 되레 새보수당 내부에서 황 대표의 통합 진정성을 의심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가 새보수당과의 통합 논의에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한국당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비박(비박근혜)계인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친박계가 3원칙 수용에 항의했느냐’는 질문에 “정권 교체를 바라고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려고 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그 간절함에 어긋나는 모습”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유승민의 통합 3원칙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계는 결사 반대다. 한 친박계 의원은 “통합 3원칙을 수용해서 유승민 의원이 꽃가마를 타고 들어오면 그동안 당을 지킨 사람은 뭐가 되느냐”면서 “통합을 받는다고 해도 결국 당이 쪼개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통합 논의를 다각도로 진행하되 자체 총선 준비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은 이날 2차 인재영입 행사를 열고 탈북자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39)씨와 ‘체육계 미투 1호’로 알려진 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29)씨를 영입했다. 지난해 10월 31일 ‘공관병 갑질’ 논란의 당사자인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논란이 있었던 1차 인재영입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행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20여명 추가 인재영입 대상이 준비돼 있다. 일주일에 두 번씩 발표해 1∼2월 중에 인재영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혜진·이창훈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