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위직 인사 단행을 앞두고 삼성 변호사 출신의 지청장을 지낸 유혁(52·사법연수원 26기·사진) 변호사가 신규 검사장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결국 부결됐다. 유 변호사의 신규 검사장 임용은 결국 불발에 그쳤지만 검찰인사위원회 개최 2시간 전 면접이 진행되는 등 적법한 절차를 싹 건너뛴 채 ‘날림’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법무부 검찰인사위원회는 오전 11시 대검 검사급 이상 인사와 관련한 회의를 소집해 논의를 벌였다.
법무부는 당초 유 변호사를 검찰 조직 인사와 예산 업무를 총괄하는 핵심보직인 검찰국장에 보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결되긴 했지만 유 변호사가 필기시험 등 사전절차를 건너뛰고 면접전형만 치른 뒤 인사위의 신규 검사장 임용 명단에 포함된 과정은 석연치 않다.
원래 검사 출신인 유 변호사가 스스로 두 번이나 검사직을 그만둔 인사라는 점도 논란이 됐다. 서울대 공대 출신인 유 변호사는 1997년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2005년 2월부터 삼성전자 법무팀 사내변호사로 일했다. 이후 유 변호사는 2006년 9월 변호사 경력자 출신 검사로 재임용됐고 창원지검과 의정부지검,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이어간 뒤 지난해 7월 통영지청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 유 변호사는 같은 해 9월 법무법인 오른하늘에서 변호사로 활동했지만 올해 초 사직했다.
법조계에서는 유 변호사의 면접이 검찰 인사위 개최 직전 갑작스럽게 이뤄지고 관련 절차가 생략된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법무부가 특정인 선발을 위해 특혜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위법한 선발절차를 통해 검사 임용을 시도한 만큼 유 변호사의 채용을 지시한 사람은 직권남용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유 변호사의 채용과 면접절차 등에 대한 질문에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