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란은 절대로 핵을 가질 수 없다”면서 “(전날 이란의 공습에 따른) 미국의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그랜드 포이어에서 발표한 대국민 성명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따른 미군 사망자는 없고, 미군 기지도 최소한의 피해만 입었다”면서 “앞으로 미국은 중동 문제에 더 관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이란 국영TV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날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인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에르빌 기지에 지대지 탄도미사일 15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암살한 미국을 향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이로 인해 미국인 테러리스트 80명이 죽고 미군의 드론, 헬리콥터와 군사 장비 등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며 “미군의 첨단 레이더 시스템이 미사일을 단 하나도 요격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연설에서 “지난밤의 미사일 공격은 단지 그들(미국)의 뺨을 한 대 친 것”이라며 “보복이라고도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해 더욱 강력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미국의 우방국이 우리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미국의 반격에 가담하면 그들의 영토가 우리의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미국이 반격하면 미국 본토를 공격하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이스라엘 하이파도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 연설 직전에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의 보복 공습에 따른 미국의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아랍권의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라크가 이란 관리들로부터 (공습)정보를 넘겨받은 뒤 미국에 ‘어느 기지가 공격당할지’ 사전경고를 줬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이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 공습 몇시간 전부터 대책 회의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전날 미국 항공사들의 이란·이라크와 걸프 해역의 상공 운항을 금지했다. 항공금지 지역은 이란과 이라크, 오만만(灣)과 페르시아만 영해 상공이다.
워싱턴=국기연·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