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토끼 살인사건' 범인 몽타주 공개…용의자 집에서 나온 '이것'

 

‘엽기토끼 살인사건’으로 유명한 미제 사건의 새로운 단서가 포착돼 이목이 쏠린다.

 

오는 11일 방송되는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새롭게 나타난 제보자 등에 힘입어 신정동 연쇄살인 및 납치미수사건을 재조명한다.

 

2005년 6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거주하던 20대 여성 권모양이 인근 주택가에서 쌀 포대에 끈으로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그리고 5개월 뒤인 11월, 40대 여성 이모씨도 비슷한 방식으로 유기됐다.

 

범행이 일어난 시기와 장소, 수법이 일치해 이른바 신정동 연쇄살인으로 불렸던 끔찍한 두 사건. 그러나 범인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고 사건은 그렇게 미제로 남는 듯했다.

 

이후 지난 2015년 ‘그알’ 방송에서는 2006년 5월 신정역 인근에서 한 남자에게 납치돼 다세대 주택 반지하 집으로 끌려갔다가, 범인이 틈을 보인 사이 가까스로 탈출한 박모씨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박씨는 피신하기 위해 숨은 2층 계단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부착된 신발장을 봤고, 집 안에 수많은 노끈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반지하에는 자신을 납치한 남자 외에 또 다른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러나 재수사에도 사건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약 5년 후, 용의자를 목격했다는 새로운 제보자가 나타났다.

 

제대 후 케이블TV 전선 절단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강민석(가명)씨는 2006년 9월쯤 신정동의 한 다세대 주택을 방문했을 때, 작업하기 위해 올라간 2층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있는 신발장을 봤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신발장뿐 아니라 그 집의 구조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억해냈는데, 놀랍게도 3차사건 피해자의 증언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더 놀라운 것은 그곳에 살던 남자를 마주쳤고, 작업하기 위해 따라 들어간 반지하 집 안에 노끈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제작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강씨 기억 속 남자의 몽타주를 그려내고, 함께 신정동의 집을 찾아 나섰다.

 

제작진이 한 남자의 집을 찾아 “신정동에 계속 사셨던 거죠?”라고 물었다. 이에 그 남자는 “그건 왜요”라고 반문했다. 제작진은 “엽기토끼 사건이라고 아세요?”라고 질문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이 남자 집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노끈’에 초점을 맞췄다.

 

부산에서도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과거 신정동 인근에서 성폭행 전과가 있었던 2인조가 이전 사건들의 용의자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장석필(가명)과 배영호(가명)는 2008년 두 차례의 강도강간 범행을 함께 저질렀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검거된 2인조 중 한 명은 신정동에 거주했고, 피해 여성 중 한 명 또한 신정동 1차 살인사건 피해자 권 양의 집에서 가까운 곳에 거주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부산 기장경찰서 모 경감은 “강도강간 범행을 한 동네에서, 그것도 두 명이 같이 이렇게 합동해서 하는 경우는 형사 경험상 드물다”고 했다.

 

‘그알’의 ‘두 남자의 시그니처 – 엽기토끼와 신발장, 그리고 새로운 퍼즐’ 편은 오는 11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그것이 알고싶다’ 예고 영상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