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객기 격추 시인… 정세 급반전

혁명수비대 “적 크루즈 미사일로 오판” / 이란정부 입지 축소… 美와 갈등 새국면

이란에서 176명의 사망자를 낸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고원인이 이란군에 의한 오인 격추로 드러나면서 미·이란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피의 복수’를 외치던 이란 반미 시아파 집권세력의 입지는 급격히 축소되고, 중동 위기를 고조시켜 탄핵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내 반미 여론을 잠재우면서 대이란 공격의 정당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란 정부는 11일(현지시간) 테헤란 인근 이맘호메이니 공항 이륙 직후 추락한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여객기를 이란 군이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의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현장에 기체 잔해가 널려 있다. 이란 군 당국은 11일 낸 성명에서 176명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건은 이를 적기로 오인한 사람의 의도치 않은 실수로 발사된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의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대공사령관은 “새로 추가된 대공 방어 시스템에서 여객기를 격추하는 실수가 발생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란군은 전시상황에 준하는 100%의 경계태세를 유지했고 수도 테헤란을 둘러싼 방위체계에 수많은 방어시스템이 추가됐다”며 “피격 여객기가 이맘호메이니 공항을 이륙했을 때 방공부대는 전달받은 정보를 근거로 적의 전투기 공격 전 발사된 크루즈 미사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자데 사령관은 “(사건 당일인) 8일 오전 현장에 갔다가 테헤란에 돌아오자마자 (우리 군이) 미사일로 격추했을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희생자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추락사고 피해국인 캐나다와 우크라이나 정상들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