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무소속으로 나서 지면 은퇴… 서울 출마, 文심판 상징성 있는 곳"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13일 보수대통합 대열에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21대 총선에 나서겠다고 했다. 패할 경우 깨끗하게 은퇴하겠으며 출마지역은 서울이며 문재인 정권을 상징하는 인물이 나오는 곳 또는 심판의 상징성이 있는 곳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내는 등 박 전 대통령 최측근 인물로 분류된 바 있다. 19대에 이어 20대 총선에서 순천곡성에서 당선, 정통보수당에서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인 그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책임을 지고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최근 순천을 떠나 서울로 지역구를 옮길 것을 선언, 주위를 놀라게 했다.

 

◆ 개혁, 통합으로 조금만 뜨면 대권 욕심을...

 

이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른바 보수빅텐트에 초청받았지만 합류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그동안 정치 개혁,  중도 개혁이라고 얘기하지만 한 번도 성공한 것을 보지 못했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 것 같은데 첫째는 정치, 정당을 주도해 왔던 사람들이 묘하게도 조금만 뜨면 전부 대권 예비 주자가 된다"며 "자기가 대통령이 되겠다 그런 야심을 품고 있다 보니까 개혁한다고 만든 당을 '내가 대통령 되려고 하는데 내 중심으로 뭉치자'는 등 기득권 정치를 조금 변형시키고, 이어 계속 유지시켜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득을 챙기려고 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 지지율 2%만 나와도 전부 대선주자, 내가 메시아...

 

이 의원은 "너나 나나 없이 지지율 2%, 3%만 나와도 전부 대권 주자로 나서려고 하는 그런 부분이 없지 않다. 당장 5년, 10년 뒤 대한민국에 대한 고민은 아주 다 멀리(팽개쳐 놓고) 어떻게든지 국회의원 1명이라도 더 늘릴까, 그래가지고 어떻게 목소리를 크게 내볼까. 그래서 대권 주자가 돼 볼까. 이런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은 반드시 실패해 왔고 실패할 것이다"고 최근의 통합 논의도 그런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합을) 떠들어놓고 봐보면 누가 있는가. 그 누구란 사람이 바로 자기가 메시아다, 내가 메시아다. 내가 DJ고 내가 YS다. 이러한 것들을 전부 사실상 내포하고 있다"라는 말로 통합 주도세력이  기득권, 자기 중심 사고에 갇혀있다고 했다. 

 

◆ 나도 구태세력, 무소속 출마해 심판 받겠다...패하면 은퇴

 

이 의원은 "국이 상했다고 한다면 국물만 상한 게 아니라 건더기도 상하거든요. 저도 상한 건더기로 무소속으로 출마할 생각이다"며 보수대통합에 동참할 생각없음을 분명히 했다.  

 

즉 "정치인은 선거로 정치하고 정치가 제 일이다"며 "그렇다고 새로 만든 말하자면 새 정치 세력으로 출마를 할 양심은 없다. 그 대신 제가 무소속으로, 두 번이나 당선됐던 순천을 놔두고 서울로 출마를 한다고 결심을 했다"는 것.

 

그는 "서울에서 무소속으로 출마를 해서 가장 어려운 여건과 조건 하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고 너 안 돼, 쉬어 그러면 깨끗이 쉬겠다. 쉬는 것이 아니라 깨끗이 떠나겠다"고 패한다면 정계를 떠나겠다고 했다.

 

◆ 서울에 출마...문재인 정권 심판 상징성 있는 곳이나 문 정권 상징하는 인물과 붙겠다

 

이 의원은 출마 지역에 대해선 "지금 상대방들이 세팅이 안 됐기 때문에 어디로 간다. 이렇게는 못 하겠지만 마음속으로 분명히 두고 있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그 곳에 대해 "사람들이 봤을 때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곳, 지역도 어렵고 상대도 가장 어렵고 이 정부를 심판하는 가장 상징적인 인물, 가장 상징적인 지역. 그쪽을 선택을 해서 나가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한번 입장을 얘기하고 심판을 받고 싶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