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 지역구 출마 줄 잇는 황교안 측근들

붐비는 출판기념회·사무소 개소식

4·15 총선을 93일 앞두고 예비후보자들의 출마가 줄을 잇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측근들이 속속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황심(黃心)’을 내세운 황 대표 측근들의 도전장에 당 안팎의 경쟁자들이 긴장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의 ‘내 사람 심기’를 우려하며 황 대표가 공천권을 휘둘러서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황 대표는 13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김우석 당 대표 상근특별보좌역의 출판기념회를 찾아 “겪은 바에 의하면 김 특보는 사심이 없는 사람이다. 아이디어도 많고 헌신적으로 맡은 바 일을 하는 사람이다”며 “당과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아주 소중한 자원”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오늘 여러분들이 왔는데 오신 의미는 마음속에 다 집고 계시리라 생각한다”며 김 특보를 응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김우석 당 대표 상근특별보좌역의 출판기념회를 찾은 황교안 대표(왼쪽), 김 특보(가운데), 무소속 서청원 의원의 모습. 김우석 특보 제공

지난 5월 황 대표의 특보로 임명된 김 특보는 황 대표와 한국당에 정무적인 조언을 해왔다. 김 특보는 원외 인사로는 유일하게 한국당 총선기획단에서 활동하는 등 ‘친황’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 걸린 ‘김우석 북콘서트’ 대형 현수막 왼쪽에는 황 대표가, 오른쪽에는 김 특보의 사진이 걸려 두 사람의 막역한 관계를 드러냈다. 김 특보는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버티고 있는 서울 마포갑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는 김 특보가 2017년부터 연재한 ‘김우석의 이인삼각(二人三脚)’ 기명 칼럼을 엮은 ‘문재인 독해법’을 출간을 기념해 열렸다. 행사장에는 황 대표를 비롯해 무소속 서청원 의원,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한국당 정진석·안상수·이진복·추경호 의원, 새로운보수당 지상욱 의원, 김기현 전 울산시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서 의원은 이날 행사장에서 황 대표 앞에서 새보수당과 한국당의 보수통합에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서 의원은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면면을 보면 이들은 통합 추진을 책임질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며 “전 정권 핵심들이 만든 위원회에 황 대표가 빠져든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김우석 당 대표 상근특별보좌역의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우석 특보 제공

서 의원은 “탄핵의 강을 건너는 것이 끝이 아니다. 문제인정권 탄생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사과하고 (한국당으로) 들어오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새보수당이 문 정권 출범에 책임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 의원은 이어 “화해는 때린 사람부터 지정으로 사과할 때 이뤄진다”며 “이런 게 있어야지 사람들 응어리를 풀고 진정한 통합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불과 몇석의 의원들이 108석의 한국당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고 한다. 이건 아니다. 정치 도의에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황 대표는 서 의원의 발언에 대해 아무런 반응 없이 자리에 앉아 묵묵히 듣기만 했다. 

 

윤 장관은 “김 특보는 1998년 이회창 전 총재가 대표로 선출된 이후 2000년대 초까지 함께 모시며 일했다. 김대중정부와 피 터지는 싸움 할 때 전략 만든 새파란 청년이 김 특보”라며 “한국당이 길러낸 인재가 김 특보다. 총선 이후 대선 승리를 위해서 한국당은 김 특보 같은 인재를 당 중심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김우석 당 대표 상근특별보좌역이 출판기념회에서 내빈을 소개하고 있다. 이창훈

이날 출마선언을 한 김 특보에 앞서 황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태용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1일 경남 사천시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한 이 부원장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이인제 전 의원, 한국당 유기준·김태흠·박대출·강석진·정점식 의원 등 1000여명이 찾았다. 부산 부산진갑 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원영섭 조직부총장은 지난 11일 부산 부산진구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어 한국당 한선교 의원 등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을 상대로 공식 도전장을 내밀었다. 

 

황 대표 측근들의 지역구 출마가 잇따르자 당내에서는 ‘친황’ 챙기기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당 의원은 “황 대표가 사심 없이 공천을 행사해야 한국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내 사람 심기’가 드러나는 순간 역풍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