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장수의 종소리와 아버지의 막걸리
해가 지는 노을을 바라볼 때면 그리운 소리가 떠오른다. 어머니의 ‘저녁 호출’ 소리다. 놀 거리가 별로 없어도 나무막대기 하나면 하루 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던 어린 시절 또래 아이들은 저녁시간이 되면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연립주택으로 놀이터에 모이곤 했다. 휴대전화는 당연히 없었고 이제 들어오라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저녁식사 시간을 알렸다.
#두부
콩의 가공품인 두부는 약 2000년 전 중국 전한시대인 기원전 2세기경에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에 중국을 통해 두부 기술이 유입된 것으로 보이며, 고려 말 성리학자 이색의 목은집에서 두부에 대한 글이 기록되어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불교 국가였던 고려시대에 중국으로 유학을 갔던 스님들을 통해 넘어왔다는 설이 있으며, 육식을 멀리하는 사찰음식 특성상 두부를 많이 먹으면서 발전됐다. 두부 제조는 스님들에게 꽤나 친숙한 일과였는데 유교 국가인 조선으로 넘어가면서 상대적으로 천대받게 되던 스님들에게 두부의 제조는 괴로운 일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조선 중기 스님들이 만드는 두부로 소식을 하는 ‘연포회’라는 모임이 선비들 사이에서 성행을 했는데 닭고기로 육수를 내야 하는 연포탕을 살생을 금하는 스님들에게 만들라고 했으니 아주 고역이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과 중국 말고도 두부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의 두부는 임진왜란 이후에 발전되기 시작했는데, 문화재뿐만 아니라 많은 조선의 기술자들이 납치된 그때에 조선의 두부 기술자도 납치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일본 두부로 가장 전통 있고 유명한 두부인 고지시의 당인두부가 있다. 당인두부의 당인은 당나라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라, 외국인이란 뜻으로 임진왜란 때 끌려간 조선의 박호인이 만든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전쟁 포로로 끌고 갈 정도로 조선시대의 두부 기술은 삼국을 통틀어 가장 훌륭하였으나, 임진왜란 후 쇄락한 국력과 피해로 점차 빛을 잃어갔다. 하지만 근래에는 새로운 두부 개발과 맛을 높이는 노력으로 다시금 전성기를 찾아가고 있다.
한국에서 유명한 두부 중 하나는 강릉의 초당두부이다. 홍길동전을 쓴 허균 선생의 부친인 초당 허엽이 강릉에 거주하면서 강릉의 깨끗한 바닷물로 간을 맞추어 두부를 만들었는데 그 두부가 맛이 좋아 그 이름을 자신의 호인 초당을 붙여 초당두부로 지었다. 지금까지도 초당두부는 마을이 형성될 정도로 성업을 하며 수공업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곳에서 전국적으로 두부를 유통하기도 한다.
■두부 감자 크로켓 만들기
■재료
두부 100g , 삶은 감자 50g , 새송이버섯 30g, 밀가루 15g, 빵가루 50g, 계란 1알, 마늘 1톨 , 양파 10g, 소금 1ts , 후추, 파프리카 파우더 1/2ts , 건바질, 튀김용 기름 1L
■만드는법
① 두부는 으깨어 수분을 빼준다. ② 새송이버섯과 마늘, 양파는 다져준 후 볶아 소금 간을 해준다. ③ 두부와 감자, 식은 야채들에 파프리카 파우더와 건바질 소금과 후추를 넣어 반죽을 해준다. ④ 밀가루 계란물 빵가루를 입혀 섭씨 180도에서 천천히 튀겨준다. ⑤ 마요네즈나 케첩을 곁들여 먹으면 더 맛있다.
오스테리아 주연·트라토리아 오늘 김동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