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로는 처음 분양한 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자이(개포주공아파트 4단지 재건축)’의 청약 당첨 가점이 최고 79점을 기록했다. 만점(84점)과 겨우 5점 차이다. 평균 경쟁률이 60대 1에 달하며 정부의 대출 규제 등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현금부자·청약 고가점자를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청약 열기가 과열되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13일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개포프레지던스자이’는 전용면적 59㎡B와 114㎡B에서 최고 당첨 가점이 79점을 기록했다.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이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이어야 나오는 만점과 고작 5점 차이다. 앞서 12·16 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에서 공공택지 아파트로 처음으로 분양한 위례신도시 ‘호반써밋송파’ 1·2차와 지난해 분양한 ‘래미안라클래시’, ‘르엘신반포센트럴’의 최고 당첨가점도 79점이었다.
평균 가점은 1가구를 모집한 전용 114㎡A(59점)를 제외하고 모든 주택형에서 60점 이상이었다. 전용 102㎡B(70점), 114㎡B(72점)와 114㎡C(70.25점)는 당첨 가점 평균이 70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포프레지던스자이’는 정부의 대출 규제로 전용 39㎡(13평형)만 9억원 미만으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면적이 가장 큰 전용 114㎡(34평형)는 분양가가 최고 22억6500만원에 달한다. 지난 3일 1순위 청약에서 232가구 모집에 1만5082명이 몰리며 평균 6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 규제를 강화한 12·16 대책을 펼침에 따라 오히려 ‘로또 청약’ 열기가 높아질 거란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질적인 서민의 청약 당첨은 언감생심이며 청약 고가점이면서 수십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현금 부자’들이 막대한 시세 차익을 노리며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인근 단지인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등의 시세와 비교했을 때 ‘개포프레지던스자이’의 시세 차익이 평균 1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정부의 규제에도 분양업계에선 서울 아파트의 청약 열기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 심사 강화에 이어 오는 5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큰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인기 단지는 당첨 평균 가점이 70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과)는 “정부가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현금부자들의 청약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신규 아파트 공급 축소로 좋은 입지 여건을 갖춘 강남 지역의 청약 경쟁률은 갈수록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낮아진 분양가로 인한 강남권 ‘로또 청약’ 이득은 고가점을 갖춘 현금부자들이 독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