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이 지난해 ‘조국사태’ 당시의 검찰과 언론의 모습을 기록하는 백서 제작을 추진하자 이에 반발한 ‘조국 반대파’에서 다른 시각의 백서를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3일 조국 백서 추진과 관련해 “백서가 있으면 흑서도 있어야 한다”며 ‘조국 흑서’를 제작한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혔다. 그는 또 “여러분의 후원금은 받지 않겠다”며 “그 돈 있으면 난민, 외국인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돕는 데에 기부하라”고 말했다.
시사평론가 김수민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조 전 장관 측에 유리한) 언론장악 과정을 지켜본 저로서는 찬성파의 조국 백서가 엉망진창일 것을 예상하고도 남는다”고 비판했다. 그 역시 반대파 시각의 백서를 낼 예정이라며 “언론자유가 고도로 질식되고 있는 세태를 고발하는 내용”을 담겠다고 설명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해 온 소설가 공지영씨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백서 발간하는데 무슨 3억이 필요하냐”며 “진보팔이 장사라는 비난이 일어나는 것을 해명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앞서 조국백서추진위원회는 백서 발간에 필요한 후원금 3억원 모금을 지난 11일 마감했다. 이는 추진위 홈페이지가 개설된 지 나흘만이며 9330명이 모금에 참여했다.
추진위는 홈페이지에서 “지난 2019년 하반기, 이른바 조국사태를 거쳐오며 시민들은 검찰과 언론의 민낯을 봤다”며 “함께 슬퍼하고 분노했던 시민들과 조국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준비해왔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백서 제작을 추진한 이들은 백서추진위 위원장인 김민웅 경희대학교 교수를 비롯해 방송인 김어준씨(후원회장), 최민희 전 의원(집행위원장) 등이다.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김남국 변호사,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 등은 필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