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공천 작업이 본격화됐다.
한국당은 16일 4·15 총선 공천 작업을 총괄할 공천관리위원장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임명했다.
김 전 의장이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지닌 데다 당 사정에 밝다는 점을 반영한 인사로 보인다.
김 전 의장은 한국당 전신인 민주자유당 시절 부산 영도를 지역구로 14∼18대 내리 5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 사무총장과 원내대표,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온건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지만 크게 계파에 얽매이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보수통합의 걸림돌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갈등을 조율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그는 지난해 8월 한국당 의원 연찬회에서 “여러분이 모신 대통령은 탄핵당해 감방에 갔고, 주변 인물은 적폐고,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 여러분은 다 죄가 많다”면서 탄핵 찬반 세력 양측을 향해 “이 모양 이 꼴로 된 것은 똑같은 책임”이라고 질타했다. 다선 중진 의원들을 향해 “정부·여당의 독선·독주에 몸을 던진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느냐. ‘죽기에 딱 좋은 계절’”이라고 쓴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한국당은 이번 주 중 공관위 구성을 마친 뒤 다음 주 발족할 계획이다.
황교안 대표는 “우파와 통합 과정에서 공천으로 인한 잡음이 없도록 협의해 나가겠다. 추후 공관위 구성도 협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날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이외의 ‘당대당 통합기구’ 구성을 제안한 데 대해선 이날도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황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부분도 논의 중이다. 우리가 숙의 중이다”라고만 답했다.
혁통위 박형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당대당 통합기구 형식에 대한) 여러 위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고, 한국당 대표인 김상훈 의원도 문제를 제기했다”며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새보수당은 즉각 반발했다. 지상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의 대변인인가”라며 혁통위 참여 여부를 심각하게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하 책임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이 새보수당과의 양자 대화에 계속 소극적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한국당을 반통합 세력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고 중대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비례자유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당’ 명칭 사용 불허 결정에 대해 “헌법에 보장된 정당 설립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장혜진·김민순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