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늘어나는 심혈관질환… 나는 괜찮을까

원인 및 자가진단법 / 당뇨환자 40% 심혈관질환 함께 앓아 / 혈중 과도한 당이 모세혈관 손상시켜 / 방치 땐 동맥류 생겨 심장 이상 촉발 / 손톱 눌러 바로 빨개지지 않으면 적신호 / 몇 분 걸었는데 발 아파도 이상 의심을 / 운동·다이어트 등 생활습관 개선 필수
인체 기관 가운데 심장은 잠시도 쉬지 않고 생명을 지키는가 하면, 순식간에 거둬들이기도 한다. 심장은 육안으로 작동 여부를 식별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으로, 태어나기 3주 전부터 죽는 순간까지 생존하는 동안 30억번 박동한다. 심장은 한 번 뛸 때마다 16만㎞ 길이의 몸속 혈관을 순환시킬 수 있는 힘으로 혈액을 펌프질한다. 온몸을 한 바퀴 돌고 산소를 소진한 혈액은 우심방으로 돌아와 역류방지장치를 통과한 뒤 우심실로 들어간다. 우심실은 그 혈액을 폐로 내보낸다. 산소를 충전한 혈액은 폐를 떠나 좌심방으로 들어가고, 또다시 역류방지장치를 거쳐 좌심실로 들어갔다가 대동맥을 통해 전신으로 내보내진다.

온몸을 흐른 혈액은 두 개의 대정맥에 모여 우심방으로 되돌아간다. 모든 포유류의 혈액순환은 비슷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사실은 17세기 초반에야 비로소 확인되었다. 하지만, 심장의 생물학적 기능은 오랜 세월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아직 남아 있다. 심장 박동이 멈추지 않고 힘차게 움직이는 원천은 아직 확인할 수조차 없다. 문제는 심장 관련 질환이 현대에 들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뇨병 환자 중 40%는 심혈관이 좋지 않다는 게 전문의들의 일반적 견해이다. 심혈관 질환을 앓는 사람 중 35%는 대개 당뇨병에 걸려 있다. 음식이 입에 들어가면 위와 십이지장에서 소화되고 분해된 음식물은 타액과 췌장에서 분비된 ‘아밀라아제’라는 효소를 통해 당으로 분해된다. 당은 장 세포에 흡수되고 다른 효소의 작용으로 포도당으로 전환된다. 이어 소장에 흡수되어 문맥이라는 혈관을 통해 간장으로 운반된다. 이때 문맥 주위에 있는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된다. 이는 포도당이 세포로 쉽게 흡수되도록 돕는다. 인슐린 분비가 저하되거나 인슐린 작용이 약화되면, 포도당을 충분히 소비하지 못해 혈당치가 상승한다. 또 인슐린 저항성은 내장지방 증가나 근육량 감소에 의해 커진다. 쉽게 말해 비만이나 운동 부족 상태가 되면 인슐린 작용을 약화시킨다. 그러면 왜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 질환을 앓게 될까? 혈중에 당이 많으면 혈관 내벽 모세혈관을 쉽게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혈관에 관한 질병은 크게 ‘파열하는’ 것과 ‘막히는’ 것으로 나뉜다. 혹이 생기면 혈관이 터진다. 혈관 내피(벽)에는 항상 혈액의 압력(혈압)이 가해진다. 약한 부분은 압력에 의해 팽창하고 혹 모양으로 확장되는데 이를 동맥류라고 한다. 동맥류 질병이 생기는 과정이다. 동맥류는 즉각 심장 이상을 촉발한다.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 병원에 가지 않고도 판별할 수 있다. 몸 구석구석까지 혈액이 잘 공급되는지는 피부색이나 피부 온도로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손톱은 보통 연한 분홍색을 띤다. 손톱을 주물러보자. 금방 빨갛게 되지 않으면 혈액순환이 좋지 않다는 말이다. 운동을 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혈류가 나쁘기 때문이다. 몇분 정도 빨리 걸어보자. 발이 항상 아파 오거나 저리면 혈액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증거다. 쉽게 숨이 차는 것도 마찬가지다. 동맥경화는 뇌와 심장 어디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동맥경화에 평생 한 번도 걸리지 않는 사람은 5~6%에 불과하다. 혈관 노화는 나이가 들면 막을 수 없는 현상이지만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이 병에 걸린 것을 안 다음에야 운동과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깨닫는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증상이 나타나면 그때는 늦다. 또 수술이 성공하면 완치된 게 아니다. 심혈관 질환은 온몸에서 발생한다. 동맥경화가 일어나 막히는 부위는 대체로 정해져 있다. 장기의 경우 심장, 뇌, 신장에 많다. 심장 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평생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게 효과적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