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20일 발표한 서울 영등포역 일대 쪽방촌 정비방안은 빈곤층이 몰려있는 노후불량 시설을 주거·상업·복지타운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1970년대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영등포 쪽방촌을 정리하는 동시에 서울 서남권 도심에 주택까지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영등포역 뒤쪽에는 1970년대부터 집창촌, 여인숙 등을 중심으로 6.6㎡(두 평) 미만 크기의 쪽방들이 마을을 이뤄왔다. 또 그간 쪽방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나 서울시 등 주도로 다양한 이주대책이나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노후 정도가 심해 애초에 리모델링 효과가 크지 않았고, 쪽방 개량이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기존 주민이 쫓겨나고 새로운 쪽방 주민이 유입되는 일이 반복됐다. 정부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쪽방촌을 전면 철거하고, 1만㎡ 부지에 1200호의 주택과 돌봄시설을 새로 짓기로 했다.
쪽방촌 주민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지 않도록 ‘선(先)이주 선(善)순환’ 방식을 최초로 도입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인근 지역을 리모델링해 임시로 거주하도록 하고, 공사가 완료되면 재입주하는 방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보다 사업 속도는 1년 정도 늦춰지는 단점이 있지만, 지역 공동체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 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비는 토지수용비 2100억원을 포함해 2980억원으로 추산된다. 사업을 시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상당 부분 적자를 떠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구임대주택 사업에 따른 손실을 사업구역 내 부지를 민간에 충분한 가격에 매각해야 사업성이 나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박세준·권구성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