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야권의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원희룡 제주지사(무소속)가 보수통합 신당에 참여할지 정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도·보수 통합을 목표로 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박형준 위원장은 21일 제주도청을 찾아 원 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설 전에 보수통합 신당 참여를 결정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원 지사는 이에 대해 ‘숙고하겠다’고 답했다고 박 위원장이 전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지사 집무실에서 원 지사와 만나 “(원 지사가) 대한민국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안 세력을 만드는 데 중심적으로,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혁신이라는 게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메시지를 가지고 국민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원 지사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원 지사가 전기차 산업 육성, 기후변화 대응 등 미래 가치를 정책으로 펼치고 있다”면서 “원 지사가 가진 경륜과 콘텐츠, 정책과 행정 능력이 통합신당에 결합하면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며 원 지사가 미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추켜세웠다.
박 위원장은 원 지사와의 비공개 면담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원 지사가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는 데 정치가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되며 정치가 변화해야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시절 개혁 성향의 소장파 모임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의 일원이었던 원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한 후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을 거쳐 현재 무소속이다.
원 지사는 지난해 11월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제90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서 총선 전 자유한국당 입당 의사에 대해서는 “혼자 입당하는 건 의미가 없다. 슬그머니 입당하진 않겠다”며 보수세력이 통합된다면 입당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박 위원장은 “지금 대한민국이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 새로운 도약을 하려면 미래에 대한 감수성과 지식이 있고 미래를 실제로 정책으로 다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통합신당에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 보수통합 신당이 미래를 주는 정당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총선을 통해 보수 정당이 새로운 계기,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의 염려와 걱정이 있다”라고도 말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혁통위는 이달 말까지 잠정적으로 모든 정당과 세력, 개인을 통합하고 다음 달 중순쯤에는 가칭 추진위나 준비위를 발족해 총선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